삼성전자가 오는 5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어닝시즌이 다시 시작된다. 이에 2분기 어닝시즌이 숨고르기 구간을 거치고 있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기업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는 프리어닝시즌 구간을 지나며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2분기 분석대상(유니버스) 200개 종목 기준 총 순이익 전망치는 24조3112억원을 기록해 전주 대비 2.4% 감소했다. 최근 1개월간 감소 폭은 6.5%에 달한다.

다만 2분기 합산 순이익은 직전 분기와 전년 동기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22.2%,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 최근 1개월간 유틸리티(-20.3%) 업종 이익 전망치가 급락했고, 에너지(-11.6%) ,산업재(-11.0%), 소재(-6.6%)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정보기술(IT)은 0.1% 개선됐고 자동차주가 속한 경기소비재, 음식료 등 필수소비재는 각각 -0.2%, -1.2% 하향 조정에 그쳤다.

올 들어 기업실적 추정치는 내리막길을 이어가고 있다. 동양증권 유니버스 200종목 기준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1개월간 2.5% 하향 조정된 101조6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는 10.5% 깎인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어닝시즌의 막을 올리는 삼성전자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2분기 전체 이익 대비 비중이 65%에 달하는 전차(전기전자·자동차) 업종이 받쳐줄 경우 2분기 어닝시즌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중요한 점은 전반적인 기업이익이 2분기 뿐만 아니라 3분기에도 개선세가 이어질 수 있는지 방향성이 중요한데 최근 실적 컨센서스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조2476억원이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17.68% 증가한 수치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4분기 연속 실제치가 추정치를 하회해 기업이익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전체적으로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며 "국내 기업 실적은 IT, 자동차 업종의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추정돼 국내 증시에 중립적인 변수"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 팀장은 지난해 2분기 쇼크에 가까운 실적이 올해에도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을 내놨다. 당시 중국 경기 하강 국면에서 이익 비중이 높던 소재·산업재의 기업이익 쇼크가 전체 실적 부진 사태를 이끌었는데 관련 업종의 경우 이미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상태라고 풀이했다.

또한 지난달 증시 급락을 감안하면 최근 기업실적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가격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상반기 만큼의 실적 하향 조정 과정이 진행된다고 가정해도 연간 순이익 증감률은 전년 대비 8.7% 증가를 기록하는 등 플러스권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연간 이익증감률과 코스피지수 수익률 간의 관계를 고려해 볼 시점이고, 이에 비춰 하반기 주가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