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 두 주인' 신촌 그랜드마트…속타는 유니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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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계약한 유니클로…초대형 매장 무산 위기
'1층 주인' 하나대투증권 "우리 동의 없이 계약" 제동
'1층 주인' 하나대투증권 "우리 동의 없이 계약" 제동
유니클로가 서울 신촌 그랜드마트에 열기로 했던 초대형 매장 건립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건물을 공동 소유하고 있는 그랜드마트와 하나대투증권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은 ‘고별 세일’까지 다 끝내놓고도 땡처리장으로 방치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FRL코리아는 지난해 그랜드마트 신촌점 1~6층(3000㎡)을 월 2억원에 장기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6개 층에 50억원을 투입해 인테리어를 꾸민 뒤 올 상반기 중 개점할 계획이었다.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면 유니클로 명동중앙점(4000㎡)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매장이 된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아직 아무런 공사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 건물 1층에 신촌지점을 운영 중인 하나대투가 제동을 걸면서 계획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하나대투 관계자는 “1층 소유권은 우리가 갖고 있는데 허락 없이 임대차 계약이 맺어진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사전에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고 동의해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지하 4층~지상 12층)은 건물 주인이 둘이다. 1층은 하나대투, 나머지 층은 모두 그랜드백화점 계열사인 정도진흥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정도진흥은 1994년 옛 크리스탈백화점을 인수, 그랜드마트로 바꿔 영업했다. 1층 중 증권사 지점을 뺀 나머지 공간은 그랜드마트가 쓰고, 대신 2층 일부를 하나대투가 쓴다는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고 약 20년간 1층과 2층을 나눠 썼다.
하지만 정도진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니클로와 계약하면서 하나대투에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정도진흥 측은 “20년 가까이 그랜드마트로 영업한 곳이라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유니클로에 계약 해지를 원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해지하겠다는 답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양쪽에 끼여 난처한 입장이 됐다. 유니클로는 새 매장을 염두에 두고 지난 3월 그랜드마트에서 150m 떨어진 신촌점을 폐점해버렸다. 330㎡에서 매달 6억원씩 매출을 올리던 ‘효자 매장’이었다. 옛 신촌점 자리는 지오다노가 차지해 유니클로는 돌아갈 곳도 없다. 유니클로는 “양쪽 갈등이 원만히 풀리길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건물 1층에선 하나대투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경고문’이 여기저기 붙은 채 텅 비어 있다. 그랜드마트는 최근 2~6층에 임시로 ‘땡처리’ 매장을 들여놨지만 손님은 거의 없다. 신촌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초대형 유니클로가 들어서면 다른 상권으로 빠져나갔던 젊은층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황당하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2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FRL코리아는 지난해 그랜드마트 신촌점 1~6층(3000㎡)을 월 2억원에 장기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6개 층에 50억원을 투입해 인테리어를 꾸민 뒤 올 상반기 중 개점할 계획이었다.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면 유니클로 명동중앙점(4000㎡)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매장이 된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아직 아무런 공사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 건물 1층에 신촌지점을 운영 중인 하나대투가 제동을 걸면서 계획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하나대투 관계자는 “1층 소유권은 우리가 갖고 있는데 허락 없이 임대차 계약이 맺어진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사전에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고 동의해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지하 4층~지상 12층)은 건물 주인이 둘이다. 1층은 하나대투, 나머지 층은 모두 그랜드백화점 계열사인 정도진흥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정도진흥은 1994년 옛 크리스탈백화점을 인수, 그랜드마트로 바꿔 영업했다. 1층 중 증권사 지점을 뺀 나머지 공간은 그랜드마트가 쓰고, 대신 2층 일부를 하나대투가 쓴다는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고 약 20년간 1층과 2층을 나눠 썼다.
하지만 정도진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니클로와 계약하면서 하나대투에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정도진흥 측은 “20년 가까이 그랜드마트로 영업한 곳이라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유니클로에 계약 해지를 원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해지하겠다는 답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양쪽에 끼여 난처한 입장이 됐다. 유니클로는 새 매장을 염두에 두고 지난 3월 그랜드마트에서 150m 떨어진 신촌점을 폐점해버렸다. 330㎡에서 매달 6억원씩 매출을 올리던 ‘효자 매장’이었다. 옛 신촌점 자리는 지오다노가 차지해 유니클로는 돌아갈 곳도 없다. 유니클로는 “양쪽 갈등이 원만히 풀리길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건물 1층에선 하나대투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경고문’이 여기저기 붙은 채 텅 비어 있다. 그랜드마트는 최근 2~6층에 임시로 ‘땡처리’ 매장을 들여놨지만 손님은 거의 없다. 신촌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초대형 유니클로가 들어서면 다른 상권으로 빠져나갔던 젊은층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황당하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