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70년 '최대 위기'] 해외수주 '건설+보증·자금' 패키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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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정부 정책지원
건설사 신용등급만 따져…해외프로젝트 사업성은 외면
건설사 신용등급만 따져…해외프로젝트 사업성은 외면
지난 4월 말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단순 시공만으로는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플랜트를 건설할 때 자금·기획·시공·운영까지 ‘패키지 개발’ 방식으로 접근해야 양질의 해외건설이 될 것”이라며 “이를 지원할 정책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직접 주문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은 ‘건설+보증·자금’을 한데 묶어 해외공사를 지원하는 금융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해외건설 금융지원 종합대책에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해외 보증발급 심사 때 해외건설협회의 사업성 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건설공제조합의 보증발급 심사에도 이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민간 금융회사들의 해외 수주와 관련한 협조도 독려할 계획이다.
정부는 무역보험공사가 사업성이 우수한 프로젝트에 대해 보증 한도를 확대하고, 수출입은행은 직접 대출과 보증업무 외에 해외 투자개발형사업에 지분 투자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해외건설협회도 국토부와 함께 사업성 평가 결과를 금융지원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원청업체는 발주처와의 관계를, 하도급업체는 원청사와의 신뢰도와 실적 등으로 이원화해 평가하는 ‘투트랙 지원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신영 해외건설협회 사업성평가실장은 “국가기금·펀드 등을 조성해 보증사고(본드 콜) 발생 때 피해를 입은 금융권에 일정 부분 보전해주면 시중 은행도 적극적으로 보증 발급과 대출 한도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책금융 지원 확대를 위해 일본의 국제협력은행(JBIC)처럼 정책금융기관 간 기능을 통합한 대형 금융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저가 수주 방지를 위해선 투자개발형사업에 참여하는 연기금·펀드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는 정부가 마련 중인 해외수주 지원정책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과거 해마다 되풀이해온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업계는 보증발급 등 금융 지원과 공공·민간의 금융 조달 시스템 개선을 꾸준히 요구했다. 선진국 시스템도 적극 벤치마킹해줄 것을 건의해왔다.
H건설 해외수주 상무는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 보증발급이나 대출 심사 때 매출·자본금 등 재무적 평가를 통해 나온 신용등급에만 의존한다”며 “해외건설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발주처 신뢰도 등에는 관심이 없다”고 털어놨다. 해외사업 보증을 맡고 있는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과 건설업계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다”며 “주택사업에서 건설사들이 내놓는 계약률도 믿지 않으니 해외사업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문혜정/이현일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정부는 이번 해외건설 금융지원 종합대책에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해외 보증발급 심사 때 해외건설협회의 사업성 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건설공제조합의 보증발급 심사에도 이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민간 금융회사들의 해외 수주와 관련한 협조도 독려할 계획이다.
정부는 무역보험공사가 사업성이 우수한 프로젝트에 대해 보증 한도를 확대하고, 수출입은행은 직접 대출과 보증업무 외에 해외 투자개발형사업에 지분 투자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해외건설협회도 국토부와 함께 사업성 평가 결과를 금융지원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원청업체는 발주처와의 관계를, 하도급업체는 원청사와의 신뢰도와 실적 등으로 이원화해 평가하는 ‘투트랙 지원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신영 해외건설협회 사업성평가실장은 “국가기금·펀드 등을 조성해 보증사고(본드 콜) 발생 때 피해를 입은 금융권에 일정 부분 보전해주면 시중 은행도 적극적으로 보증 발급과 대출 한도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책금융 지원 확대를 위해 일본의 국제협력은행(JBIC)처럼 정책금융기관 간 기능을 통합한 대형 금융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저가 수주 방지를 위해선 투자개발형사업에 참여하는 연기금·펀드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는 정부가 마련 중인 해외수주 지원정책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과거 해마다 되풀이해온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업계는 보증발급 등 금융 지원과 공공·민간의 금융 조달 시스템 개선을 꾸준히 요구했다. 선진국 시스템도 적극 벤치마킹해줄 것을 건의해왔다.
H건설 해외수주 상무는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 보증발급이나 대출 심사 때 매출·자본금 등 재무적 평가를 통해 나온 신용등급에만 의존한다”며 “해외건설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발주처 신뢰도 등에는 관심이 없다”고 털어놨다. 해외사업 보증을 맡고 있는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과 건설업계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다”며 “주택사업에서 건설사들이 내놓는 계약률도 믿지 않으니 해외사업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문혜정/이현일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