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중 운용자산 수익률이 사상 최저인 4.7%로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4.8%)보다 낮은 것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운용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회사는 신한·메트라이프·IBK연금보험이다. 반면 라이나·삼성·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수익률 하위를 기록했다.

생보사들의 이익규모는 매출(보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월 농협중앙회에서 분리한 농협생명은 첫해에 1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로 삼성 한화 교보와 함께 ‘빅4’ 체제를 구축했다.

○자산운용 수익률 사상 최저

생보사 운용자산 수익률 들여다보니…신한 年5.6% '최고'…라이나 등 3社 4% 턱걸이
보험개발원과 생명보험협회가 2012회계연도 실적을 집계한 결과 생보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4.7%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5.2%)보다 0.5%포인트, 2010년(5.9%)에 비해선 1.2%포인트 각각 뒤진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4.8%)보다 낮았다.

2008회계연도에 운용수익률이 부진했던 것은 주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17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기말(3월 말)에 1200선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2020선에서 출발해 2000선으로 끝나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도 운용수익률이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은 연 3%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2~3년쯤 지나 과거 높은 금리로 사둔 고수익 채권이 만기상환되면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별로는 신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IBK연금보험이 나란히 5.6%로 제일 좋은 운용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라이나생명 삼성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은 가장 낮은 4.2%에 그쳤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등 장기보유 중인 주식에서 많은 평가이익이 났지만 회계상 반영할 방법이 없어서 나타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며 “실제 수익률은 더 높다”고 해명했다.

○농협생명, 점유율 10% ‘빅4’

생보사 운용자산 수익률 들여다보니…신한 年5.6% '최고'…라이나 등 3社 4% 턱걸이
운용수익률은 최저치로 추락했지만 생보시장은 사상 최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는 2012회계연도에 115조3085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 해 전(88조5879억원)보다 30.2%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율이다.

올 2월 시행된 세제개편을 앞두고 작년 하반기부터 즉시연금 등이 인기리에 판매된 점이 급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농협생명의 지난해 보험료 수입은 10조9251억원으로 점유율 9.5%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생명(점유율 26.7%) 한화생명(12.6%) 교보생명(11.1%)에 이은 것으로 단번에 ‘빅4’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오는 10월 IT시스템이 중앙회에서 분리돼 독립 운영되면 영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빅4 체제 구축을 자신했다.

농협생명을 제외하면 KDB생명의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35.2%로 가장 높았다. 설계사 채널을 통한 영업을 강화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34.5%) IBK연금보험(32.0%) 등도 30%가 넘는 높은 매출 성장을 보였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수입보험료가 한 해 전보다 2.1% 줄었다. 또 외국계 생보사들이 부진해 우리아비바 메트라이프 카디프 알리안츠생명 등이 나란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