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 "당신이 아는 직업 200개…실제 직업은 2만개"
“내 일(my job)을 하세요. 그리고 내일(tomorrow)이 이끄는 삶을 사세요. 이번 책은 ‘내 일’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사진)가 미래의 일자리 트렌드를 분석하고 청년 일자리 찾기 해법을 모색하는 새 책 《김난도의 내:일》(오우아)을 펴냈다. 이전엔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에세이로 감정적 위로를 건넸다면 이번엔 트렌드 분석이라는 전공을 살려 청년들에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3일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김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후 청년들로부터는 읽을 땐 후련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엔 어떻게 하라는 건지 막막했다는 비판을, 일각에서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감정적 위로만 전한다는 비판을 들었다”며 “이런 비판을 수용해나가면서 세 번째 멘토링은 ‘일자리’를 가지고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책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책의 1부에서 미래의 일자리 트렌드 여섯 가지를 제시한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가 결합된 ‘브라운칼라’의 대두 △유연하게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노마드 워커’의 탄생 △‘착한 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소셜 사업의 부상 △적게 일하고 효율을 높이는 ‘여유 경영’ △지역 사업에 집중하는 ‘컨트리 보이스’의 등장 △몸집을 줄여 도전하는 마이크로 창업 등이다.

이런 트렌드를 설명하기 위해 김 교수는 일본과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등을 직접 돌며 최고 연봉 24만달러(약 2억7000만원)의 전문 집사를 양성하는 영국의 집사 학교, 16세 나이로 말발굽 기술 전문가가 된 네덜란드 편자 가게 대표 로테 등 외국의 앞선 사례들을 보고 왔다.

그는 이 같은 트렌드 전망을 토대로 청년들에게는 ‘나만의 천직을 찾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을 전했다. △미스매치를 줄이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며 △이를 위해 배움을 지속하고 △글로벌 잡마켓을 잡아 △돈이 아닌 행복을 위해 일하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직업 사전에 있는 직업은 2만개가 넘지만 대학생들에게 아는 직업을 모두 써보라고 하면 200개를 넘기지 못한다”며 “미래엔 이런 직업이 뜬다는 식의 좁은 의미가 아니라, 직업에 대한 창의성을 넓혀 머릿속 선택지를 다양하게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론적으로는 제시한 트렌드가 현실화되는 게 30년 정도 후지만 한국의 빠른 변화 속도에서는 15년이면 실현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제도와 사람들, 특히 부모의 인식 변화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이 지금 좋다는 일이 아닌 앞으로 우리 사회에 중요해질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