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렌털·모바일 결제 등 非통신 부문 수익 높아져
KT는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산 역사’ 그 자체다. 유선통신, 무선통신, 미디어 등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정보통신 사업자다. 국내 통신업계의 대표주자로 매출 기준 국내 1위다.

시장점유율도 지난 5월 현재 유선전화 60.2%, 초고속인터넷 43.4%로 단연 1위다. 막강한 유무선 통합망을 바탕으로 기업시장 점유율 역시 70%를 넘는다. 미디어 부문에서도 강자다. 인터넷TV(IPTV) 내 시장점유율이 59.8%로 가장 높다. 국내 유료방송(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시장도 17.9%를 차지, 1위에 올라 있다.

○통신시장 정체, 유선전화 부진

‘통신 거인’ KT도 정보통신 기술 진화가 빠르게 일어남에 따라 넘어야 할 산이 생겼다. 통신시장의 성장 둔화, 유선전화의 매출 감소, 4세대 이동통신(롱텀에볼루션·LTE) 경쟁력 확보 등이다.

우선 통신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이 정체를 보인다. 통신서비스별 보급률이 100%를 웃돌면서 가입자 성장이 급격히 둔화된 데다, 정부의 요금인하 압력이 이어져 통신시장 규모는 최근 3~4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통신시장의 성장 역시 멎었다. 지난해 유선전화 가입자 수는 1867만명으로 10년 동안 388만명 줄었다. KT 유선전화 가입자 중 18%는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로 바꿨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유선전화 매출은 연평균 12% 감소했다. 망내외 이동통신 무제한 음성통화 가입자 수가 늘면서 유무선 통화 대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국내에 LTE가 보급된 이후 1.1%포인트 낮아진 것도 부담 요인이다. 2011년 2세대 통신서비스 종료가 지연되면서 경쟁사에 비해 LTE 네트워크 구축 및 서비스 출시가 늦어진 탓이다. LTE 시장 점유율은 26.1%로 이동통신가입자 점유율(30.4%)을 밑돈다.

○미디어·렌털사업 등으로 시너지 기대

KT는 이에 따라 기존 통신사업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빠른 속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우월한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컨버전스(다른 산업과의 융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컨버전스는 ‘탈(脫)통신’ 전략의 일환으로 상당 부분 자회사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미디어, 렌털, 모바일 결제, 부동산 등 비(非)통신 자회사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비통신 자회사가 성장동력은 물론 수익성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자회사 영업이익이 KT 연결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5%에서 지난해 12%로 높아졌다. 올해는 2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도주자는 미디어다. KT그룹 미디어 사업(IPTV, 스카이라이프)의 유료 방송시장 점유율은 2011년 23.4%에서 지난해 25.8%로 상승했고, 내년엔 31%로 높아질 전망이다. 가입자 증가는 물론 영화 등 주문형비디어(VOD) 수요 증가, 홈쇼핑 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입자당 매출이 늘어 미디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국내 렌터카 시장 1위(점유율 23%)인 KT렌탈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2%씩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규모의 경제로 조달 금리가 낮고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 경쟁 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KT는 BC카드 인수로 모바일 결제 사업에서 시너지를 늘려갈 것이다.

통신망이 유무선 인터넷 망으로 진화해 이전처럼 많은 전화국사가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유휴자산이 중요한 수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KT는 부동산 및 구리선 등 유휴 자산을 개발하고 현금화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수익 개선 본격화

통신산업이 LTE로 도약기를 맞고 있다. KT는 하반기부터 LTE 경쟁력을 회복할 전망이다. 지난 5월 LTE 가입자 수 기준으로 2위가 됐다. LTE 가입자 수는 작년 말 390만명(비중 24%)에서 올해 말 860만명(52%)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 4분기에는 이동통신 가입자당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8월에 정부는 경매로 LTE 주파수를 할당할 예정이다. 만약 KT가 현재 이용 중인 1.8㎓의 인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면 KT의 이동통신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다. 설비투자를 조금만 늘려도 LTE 속도를 두 배로 높이는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말기 기종, 커버리지 등에서 경쟁사보다 앞설 것이다.

미디어·렌털·모바일 결제 등 非통신 부문 수익 높아져
작년을 바닥으로 올해부터는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LTE와 미디어로 성장성이 회복되는 데다, 업계 전반적으로 경쟁 구도가 보조금 위주에서 서비스 위주로 전환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선전화 매출 감소는 미디어와 LTE 매출 증가로 만회하고 남는다.

내년부터는 수익 호조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LTE 가입자 증가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아지는 데다 유선전화 매출 감소폭이 줄고, 미디어가 흑자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성방송, 렌털, 카드, 부동산, 위성운영 등 자회사 성장이 더해지면서 수익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양종인 한국투자證 기업분석부서장 jiyang@truefri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