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시장 반응이 냉담하다.

5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75%, 47% 늘어난 57조 원, 9조5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적은 사상 최대지만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달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가 잇따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을 낮춰잡은 이후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지만 이마저도 밑돌았기 때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30만 원을 내주며 하락 출발해 3% 넘게 빠지고 있다. 스마트폰시장 성장 둔화 우려로 고점 대비 20% 가량 떨어졌으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며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투자자들은 매도세를 확대했다.

삼성전자 종목을 담당하는 증권사 연구원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가장 보수적이었던 외국계 증권사 전망치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10조2187억 원. 지난 한 달간 컨센서스는 5000억 원 가량 낮아졌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의 시발점이었던 JP모건 예상치는 9조7250억 원이었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원인으로 갤럭시S4 판매부진과 마케팅 비용 증가가 꼽힌다. 기존 제품 판매단가 인하도 마진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성제 SK증권 연구위원은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 구제품 판매단가 인하로 마진율이 낮아진 것도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판매 둔화에도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사업 부문 호조와 환율 효과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잠정 실적은 이런 기대마저도 실망으로 돌려놨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