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세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주택 기준 전세가격은 2008년 말보다 30.98% 뛰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인 10.21%의 3배에 이른다.

전국 주택 전세가격 상승률은 ▲ 2009년 3.39% ▲ 2010년 7.12% ▲ 2011년 12.3% ▲ 2012년 3.52% ▲ 2013년(상반기) 1.72% 등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2.75%에 달한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결과 서울 강남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전용 114.46㎡) 전세가격은 8억7500만원으로 6개월 만에 1억2000만원 올랐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139.6㎡)는 1억원 상승했고 성동구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84.99㎡)는 작년 말 3억4500만원에서 4억3500만원으로 상반기에 9000만원 뛰었다.

경기와 인천 소재 아파트 전세가격도 상반기에 최고 4000만∼6500만원씩 올랐다.

전세가 상승으로 전국 주택의 전세가격 시가총액은 보수적으로 잡아 1300조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현재 2200조원 안팎인 주택 매매가격 시가총액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가 상승 요인에 대해 전세매물 부족과 재계약 등 수요 증가, 월세 선호 현상 심화 등을 꼽았다. 은행들이 최근 전세 수요를 잡으려고 전세대출 상품을 내놓는 것도 전세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올해 하반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10만가구에 불과해 전세가격 상승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세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전이되지 않고 있어 전세가격이 더 오르면 전세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격 상승 기대가 약한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보다 전세보증금만 부담하는 게 낫다는 심리가 있어서다.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면 주택 거래 부진, 전세 상승, 월세 확대 등으로 주택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공급 조절,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세제 등 지원대책, 금융권 전세대출 차별 적용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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