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한동안 중단했던 ‘자체사업’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위례신도시에서 자체사업으로 공급한 단지들이 모두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도 대형 건설사들은 자체사업으로 아파트 공급에 잇따라 나선다.

자체사업이란 조합원이 있는 재건축·재개발(도급) 사업과 달리 건설사가 직접 부지를 구입해 시행·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대형사들이 자체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침체된 것도 한 이유지만, 무엇보다 분양가와 상품 구성이 자유로운 데다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 담당 임원은 “재건축과 같은 도급 공사는 수주를 위해 조합설립추진위원회나 조합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고 그나마 최근에는 사업이 늦어지기 일쑤여서 리스크가 크다”며 “일반분양가 책정 등을 두고 조합원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김상국 삼성물산 마케팅팀 부장도 “양도세 면제 등 ‘4·1부동산 대책’으로 올해 분양여건은 개선된 반면 재건축·재개발 신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자체사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는 사업 안정성이 뛰어나 건설사들이 용지 확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서울 자곡동에서 분양한 자체사업인 ‘래미안 강남 힐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자체사업에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올해에는 위례신도시에 이어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래미안 수지’)과 부천시 중동(‘래미안 부천 중동’)에서도 다음달 자체사업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풍덕천동 아파트는 삼성체육관 부지에 들어서며 래미안 부천 중동은 당초 지역주택조합으로 추진하던 것을 삼성물산이 인수한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10월에 위례신도시(A2-9블록)와 하남미사 강변도시에서 ‘위례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와 ‘미사강변 푸르지오’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경기 고양 삼송신도시에서 ‘삼송 아이파크 2차’를 공급한 뒤 수원과 대구 유천동에서도 자체사업으로 주거시설을 선보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