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경제민주화법] 로펌 특수…너도나도 '국회 전담팀'
경제민주화 입법 관련 일감이 늘면서 로펌은 관련 인력을 늘리고 있다. 로펌 업계 1위 김앤장이 가장 먼저 국회 전담팀을 만든 뒤 대형 로펌들이 잇따라 비슷한 조직을 만들고 있다.

로펌 간 경쟁 과열로 소송 서비스로만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입법 서비스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것이다. 특히 법률시장이 전면 개방되더라도 해외 로펌에 비해 경쟁력을 지닐 수 있어 입법 컨설팅 영역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25명으로 법제컨설팅팀을 꾸린 뒤 매년 2~3명의 인원을 늘리고 있다. 환경이나 안전 관련 규제가 많아지자 올해엔 환경 담당 인력을 늘렸다. 세종은 23명인 입법자문 프랙티스그룹 인원을 매년 10% 이상 확대하고 있다.

로펌들이 입법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국회의원과 보좌관의 몸값도 뛰고 있다. 광장은 최근 이종구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을 입법지원팀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하던 홍윤태 씨도 전문위원으로 스카우트했다.

이 전 의원은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금감위 시절 한화그룹의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와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하는 등 ‘한화 저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율촌은 이계안 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의원에 이어 지난해 판사 출신인 박은수 전 민주통합당 의원을 고문으로 끌어들였다. 지평지성은 새누리당의 원희룡 전 의원과 최연희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진권 변호사를 전문위원으로 영입했다.

김 변호사는 “입법 지원 업무는 법률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이라 개척할 부분이 많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익적 소임을 다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입법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자 로펌들은 국회 공무원과 보좌관을 추가로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종은 차관급인 국회 입법차장 출신 인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막후 조율 중이며 태평양은 국회의원 보좌관을 데려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