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나가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타이어 모형으로 만든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김다나가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타이어 모형으로 만든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첫 승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앞으로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로 4년차인 김다나(24·넵스)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금호타이어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따냈다.

김다나는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의 웨이하이 포인트 골프장(파72·609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기록,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로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탠 김다나는 시즌 상금 1억5509만원으로 상금순위 12위에 올랐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김다나는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2위 배희경(21·호반건설)과의 타수 차를 2타로 벌렸다. 그러나 김다나는 11번홀(파4)에서 50㎝ 파 퍼트가 홀벽을 맞고 튀어나오면서 보기를 범한 데 이어 12번홀(파4)에서 1.2m 파 퍼트를 실패하며 배희경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3번홀(파3·165야드)에서 배희경이 2.5m 파 퍼트를 실패하는 사이 김다나가 1.5m 파 퍼트를 성공하며 다시 1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배희경이 15번홀(파4)에서 3m 버디 찬스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면서 김다나는 2타 차 선두로 복귀했다.

배희경은 16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다시 따라붙었으나 17번홀(파3·110야드)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며 막판 역전 기회를 날려버렸다. 김다나는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으나 승부에는 영향이 없었다.

김다나는 2003년 뉴질랜드로 공부 유학을 떠났으나 골프의 재미에 푹 빠졌고 선수로 전향했다. 2007년부터 2년간 뉴질랜드 국가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1980~1990년대 프로야구 LG에서 투수로 활약한 김태원 씨의 조카인 김다나는 삼촌의 라이벌 팀인 두산 팬으로 평소 “첫 우승을 해낸 뒤 두산의 시구를 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해왔다. 김다나의 소속사 넵스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동생 박용욱 이생 그룹 회장이 지분 79%를 갖고있는 부엌가구 제조업체다.

2부 투어를 거쳐 2010년 데뷔한 김다나는 그동안 지난해 넵스마스터피스에서 준우승을 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 상금랭킹은 35위였다. 김다나는 그동안 눈에 띌 만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깔끔한 외모와 샷 덕분에 40대 팬으로 구성된 ‘팬카페’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다나는 “연습라운드 때는 정말 혼란스러웠지만 이 코스는 다른 어떤 코스보다 확실한 전략을 짜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길지는 않지만 페어웨이가 좁아서 자신 있는 클럽으로 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엄마가 다쳤는데 액땜을 한 것 같다. 고생하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5타를 줄인 이정민(21·KT)과 3언더파를 친 김지희(19·넵스)도 배희경과 함께 공동 2위를 했다. 첫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나섰던 전인지(19·하이트진로)는 합계 3언더파로 허윤경(23·현대스위스), 김혜윤(24·KT)과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18·롯데)는 합계 1언더파로 공동 17위, 상금랭킹 1위 장하나(21·KT)는 합계 6오버파 공동 47위에 그쳤다.

KLPGA투어는 한 달가량 휴식을 취한 뒤 8월 초 타니여자오픈으로 하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