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한독 회장 "성장 호르몬·환자 건강식으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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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 청산하고 '한독' 으로 이름 바꾼 한독약품
48년 합작 끝내고 홀로서기…제넥신 투자 등 신사업
"과감한 변화 시도할 것"
48년 합작 끝내고 홀로서기…제넥신 투자 등 신사업
"과감한 변화 시도할 것"
한독약품이 지난 1일 회사 이름을 ‘한독’으로 바꿨다. 합작 파트너였던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의 관계를 지난해 청산한 데 이어 회사 이름까지 바꾸고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합작 정리한 뒤 고민 커졌다”
지난 5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한독 본사 빌딩에서 만난 김영진 한독 회장(57·사진)은 “합작회사로 있을 때는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파트너 회사와 합의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지금은 신사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단독으로 결정하고 있는데, 전혀 다른 회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결정이 회사와 임직원들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니 부담과 고민의 강도가 훨씬 커졌다”고 털어놨다.
소화제 ‘훼스탈’로 유명한 한독은 1954년 연합약품으로 출발한 뒤 1958년 한독약품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 1964년 독일 훽스트와 손을 잡았다. 이후 훽스트가 아벤티스에 매각되고, 아벤티스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다시 합병되면서 사노피아벤티스가 됐다. 한독약품은 지분 50%를 갖고 있던 사노피아벤티스와의 합작 관계를 지난해 정리했다. 사모펀드 IMM이 30%를 인수했고 나머지 20%는 김 회장이 사들였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김 회장 지분율은 47%로 높아졌다.
김 회장은 “단독 회사로 거듭난 마당에 대내외에 무언가 변화를 주자는 차원에서 회사 이름에서 약품을 떼기로 결정했다”며 “창업자인 부친께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부친인 김신권 명예회장(92)은 평안북도 의주 출신으로 만상(조선시대에 의주 용만에서 중국과 교역하던 상인)의 후손이다.
○“과감한 혁신과 신사업 추진”
김 회장의 고민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합작으로 유지해온 회사의 안정성을 어떻게 지켜나가고 더 성장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한독은 1954년 회사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바이오벤처업체 제넥신에 330억원을 투자해 지분 19.72%와 16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올해 초에는 세계 최대 유제품업체 프랑스 다농의 자회사 뉴트리시아와 메디컬뉴트리션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다국적 제약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핵심 연구자들을 스카우트해 연구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전의 한독약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격적 행보다.
김 회장은 “합작사와의 관계 때문에 R&D를 통한 새로운 제품 준비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따라잡기 위해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과 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성장호르몬은 오는 9월께 유럽에서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간다.
메디컬뉴트리션은 환자들의 식이요법을 도와주는 일종의 건강기능식품이다. 김 회장은 “일반음식을 먹어서는 안되는 환자들에게 전용식을 공급하는 것인데, 대만은 시장 규모가 벌써 2000억원대로 성장했다”며 “인구고령화 속도가 빨라 사업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가 새 출발 원년”
한독은 지난해 말 세계 1위 제네릭(복제의약품)업체인 이스라엘 테바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국 진출을 위해 6~7년간 국내 파트너를 찾고 있던 테바가 갑작스럽게 제안을 해와 우리도 놀랐다”며 “테바가 고민 끝에 한독을 택한 것은 오랜 합작경험으로 쌓은 노하우와 신용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독테바는 오는 9월 국내에서 영업에 나선다.
한독이 지난해 매출(3146억원)과 영업이익(86억원)이 전년보다 줄어드는 등 최근 3년간 정체에 빠진 것에 대해 김 회장은 “큰 변화 속에서 미래를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봐달라”고 했다.
그는 “성장호르몬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 시장의 관심도 달라질 것”이라며 “과감한 변화를 통해 한독의 새로운 성장비전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2~3년 동안 신사업을 통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가 한독의 새 출발 원년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합작 정리한 뒤 고민 커졌다”
지난 5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한독 본사 빌딩에서 만난 김영진 한독 회장(57·사진)은 “합작회사로 있을 때는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파트너 회사와 합의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지금은 신사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단독으로 결정하고 있는데, 전혀 다른 회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결정이 회사와 임직원들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니 부담과 고민의 강도가 훨씬 커졌다”고 털어놨다.
소화제 ‘훼스탈’로 유명한 한독은 1954년 연합약품으로 출발한 뒤 1958년 한독약품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 1964년 독일 훽스트와 손을 잡았다. 이후 훽스트가 아벤티스에 매각되고, 아벤티스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다시 합병되면서 사노피아벤티스가 됐다. 한독약품은 지분 50%를 갖고 있던 사노피아벤티스와의 합작 관계를 지난해 정리했다. 사모펀드 IMM이 30%를 인수했고 나머지 20%는 김 회장이 사들였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김 회장 지분율은 47%로 높아졌다.
김 회장은 “단독 회사로 거듭난 마당에 대내외에 무언가 변화를 주자는 차원에서 회사 이름에서 약품을 떼기로 결정했다”며 “창업자인 부친께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부친인 김신권 명예회장(92)은 평안북도 의주 출신으로 만상(조선시대에 의주 용만에서 중국과 교역하던 상인)의 후손이다.
○“과감한 혁신과 신사업 추진”
김 회장의 고민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합작으로 유지해온 회사의 안정성을 어떻게 지켜나가고 더 성장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한독은 1954년 회사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바이오벤처업체 제넥신에 330억원을 투자해 지분 19.72%와 16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올해 초에는 세계 최대 유제품업체 프랑스 다농의 자회사 뉴트리시아와 메디컬뉴트리션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다국적 제약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핵심 연구자들을 스카우트해 연구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전의 한독약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격적 행보다.
김 회장은 “합작사와의 관계 때문에 R&D를 통한 새로운 제품 준비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따라잡기 위해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과 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성장호르몬은 오는 9월께 유럽에서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간다.
메디컬뉴트리션은 환자들의 식이요법을 도와주는 일종의 건강기능식품이다. 김 회장은 “일반음식을 먹어서는 안되는 환자들에게 전용식을 공급하는 것인데, 대만은 시장 규모가 벌써 2000억원대로 성장했다”며 “인구고령화 속도가 빨라 사업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가 새 출발 원년”
한독은 지난해 말 세계 1위 제네릭(복제의약품)업체인 이스라엘 테바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국 진출을 위해 6~7년간 국내 파트너를 찾고 있던 테바가 갑작스럽게 제안을 해와 우리도 놀랐다”며 “테바가 고민 끝에 한독을 택한 것은 오랜 합작경험으로 쌓은 노하우와 신용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독테바는 오는 9월 국내에서 영업에 나선다.
한독이 지난해 매출(3146억원)과 영업이익(86억원)이 전년보다 줄어드는 등 최근 3년간 정체에 빠진 것에 대해 김 회장은 “큰 변화 속에서 미래를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봐달라”고 했다.
그는 “성장호르몬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 시장의 관심도 달라질 것”이라며 “과감한 변화를 통해 한독의 새로운 성장비전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2~3년 동안 신사업을 통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가 한독의 새 출발 원년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