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교육 기회가 부족한 읍·면·도서지역 중학생 300명을 초청해 ‘드림클래스 여름캠프’를 서울대에서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학생들이 삼성그룹 해외 변호사가 준비한 영어 골든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삼성 제공
삼성은 교육 기회가 부족한 읍·면·도서지역 중학생 300명을 초청해 ‘드림클래스 여름캠프’를 서울대에서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학생들이 삼성그룹 해외 변호사가 준비한 영어 골든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삼성 제공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깨달았어요. 대학생 선생님들과 함께하니 정말 재미있어요.”(전남 구례여중 1학년 곽예림)

지난해 ‘삼성 드림클래스’에 참여한 한 학생의 말이다. 드림클래스는 삼성의 대표 교육 기부 프로그램이다. 학습 의지는 강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과외 교습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주 2회 여는 ‘방과후 교실’이다.

○방과후 교실 ‘효과 짱’


삼성은 2011년 시범사업을 거쳐 작년부터 전국 20여개 도시에서 방과후 교실을 열고 있다. 작년에는 5000여명의 학생이 드림클래스에 참여했고, 올해는 1만5000명으로 참여 학생이 세 배로 늘어난다. 주중·주말 교실에 9000명, 여름·겨울 방학에 열리는 방학캠프에 6000명이 참여한다.

이들 대부분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이다. 자칫 방과후 길거리에서 방황할 수 있는 학생들이 대학생 교사들로부터 영어 수학 등을 배운다. 이들의 평균 출석률은 81.1%(2012년 기준)로, 학교에서 실시되는 방과후 학습과 비슷하다.

덕분에 벌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3년 고교 입시에서 드림클래스에서 배운 학생 가운데 3명이 과학고에 합격했다. 또 외국어고에 6명, 자율형 사립고에 19명, 마이스터교에 12명이 진학했다.

이들을 가르치는 강사로는 3000여명의 대학생이 뛰고 있다. 이들은 주중 4회, 주말 2회(각 8시간)씩 6개월 동안 중학생의 수업지도를 맡아 학기당 360만원의 장학금을 스스로 번다. 이를 통해 봉사정신을 배우는 기회도 가진다. 삼성은 드림클래스에 올해 34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웬만한 기업의 한 해 이익을 넘는 수준이다.

삼성의 교육 기부는 영유아 대상 어린이집에서 시작한다.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공부방 사업인 희망네트워크 사업을 펼치고 있고, 중학생 대상으로는 드림클래스가 있다. 또 고등학생에게는 열린 장학금을 줘 학업을 돕는다. 삼성은 이렇게 학업을 마친 학생들을 채용해 장기적으로 육성할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이른바 ‘희망의 사다리 프로그램’이다.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기 위해 저소득층 학생 중 열심히 하려는 의욕이 있는 학생들에게 어린이집부터 고교까지 지원해 학업을 잘 마치도록 보살핀 뒤 삼성이 채용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서준희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가난의 되물림을 끊기 위한 교육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교육 양극화 해소가 사회 양극화 해소의 첫걸음이라는 인식 하에 저소득 가정 학생들이 공정한 출발선에 서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어린이집에서 대학까지 지원

삼성이 현재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전국에 62곳이나 된다. 이곳에선 어린이들에게 놀이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이들의 부모에게는 자녀 걱정을 잊고 안심하고 일할 시간을 만들어준다. 초등학생을 위해선 전국의 공부방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의 지원을 받는 공부방이 전국 공부방의 10%가량인 396곳에 달한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초등학생들이 1만여명에 달한다. 삼성의 지원은 물질적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는 수천명의 삼성 임직원들이 자원봉사 차원에서 공부방을 찾아 정기적으로 학생들에게 학습 지도를 해주고 있다.

삼성은 또 공부방 사업을 ‘희망네트워크’란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 60여개 공부방에서는 인문학교실 문화예술재능교실 야간보호사업 등을 운영 중이다.

고등학생 대상 장학금은 2004년부터 지원하고 있다. 매년 3000여명을 선발해 학비를 주고 있으며 2004년부터 작년까지 이 같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 3만4225명에 달한다. 열린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해피투게더 봉사단’을 결성해 자신이 받은 것을 후배들과 사회에 되돌려 주고 있다.

삼성은 작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채용 때 저소득층 우대를 시작했다.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선발인원의 5%를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및 차상위계층) 출신으로 채용한 것이다. ‘희망의 사다리’ 마지막 조각이 맞춰진 셈이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가난 등 환경 때문에 학습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계층에 별도의 기회를 줘 기회 균등을 실현하고 소외계층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