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그룹 임직원들과 에티오피아 구타마을 주민들이 공동 우물을 완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LG 제공
LG 그룹 임직원들과 에티오피아 구타마을 주민들이 공동 우물을 완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LG 제공
지난달 16일 LG전자 직원들은 ‘콜레라 고위험지역’인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으로 달려갔다. ‘아프리카 어린이날’을 맞아 선물을 주기 위해서다. 선물은 다름 아닌 콜레라 예방백신. 국제백신연구소와 함께 현지 어린이와 학부모 50여명을 초청,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소개하고 기념품을 전달했다. 오는 9월까지 오로미아의 주요 도시를 돌며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10월부터는 에티오피아 보건영양연구소와 함께 콜레라 예방 백신을 무료 접종한다. 2만명 이상에게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먹는 약인 경구용 백신으로 2주일 간격으로 2회 복용하면 된다. 남상건 LG전자 부사장은 “에티오피아 백신보급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데에 지속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참전국 에티오피아에 은혜 갚아


LG는 올해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의 중심지를 에티오피아로 정했다. 에티오피아가 세계 최빈국인 데다 한국과 에티오피아가 수교를 맺은 지 올해로 50주년이 된 걸 기념하기 위해서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6000여명을 파병했다. 이 중 120여명이 전사하고 54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전쟁 중 받은 월급을 본국에 보내지 않고 한국에 있는 전쟁 고아들을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LG 관계자는 “1950년 아프리카 국가에서 유일하게 6·25전쟁에 지상군을 파견해준 에티오피아에 대한 ‘보은’과 아프리카 발전을 촉진시키는 ‘마중물’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연초부터 그룹 차원에서 ‘LG 희망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주민 스스로 자립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낙후마을을 자립형 농촌마을로 조성하는 ‘LG 희망마을’ 활동, 현지 젊은이들에게 전자제품 수리 등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LG 희망 직업학교’, 6·25전쟁 참전용사의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LG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76㎞가량 떨어진 센터파 지역의 구타마을을 ‘LG 희망마을’로 정했다. 현재 상수도와 도로 같은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초당 5ℓ의 깨끗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우물을 처음 만들었다. 이를 통해 1만3000㎡ 규모의 농장도 운영할 수 있게 돼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LG 희망마을’ 대상지를 인근 마을로 확대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민 수를 3년 내 7만5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오는 9월엔 기능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LG 희망 직업학교’도 착공한다. 국제협력단 KOICA와 함께 이 곳에서 2년 과정으로 100여명의 현지 청년들에게 전자제품 수리법을 교육한다.

장학사업은 더 확대한다. LG는 작년 말부터 1 대 1 후원 방식으로 60여명의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고교 3년간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해왔다. 앞으로 70여명을 새로 뽑아 장학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교육 환경 개선

LG는 국내에선 어린이집 건설에 힘쓰고 있다. 2007년부터 해마다 15억원 이상을 지원해 친환경 어린이집을 짓고 있다. 매년 지방자치단체 한 곳을 선정해 어린이집을 지어 기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기 파주와 오산, 경북 구미, 전남 여수, 충북 청주 등 5개 지자체에 어린이집을 기증했다. 지난 3월 첫 삽을 뜬 금천 어린이집까지 합하면 6곳이다. 올해 말 금천 어린이집이 완공되면 총 820여명이 LG 어린이집에서 지내게 된다.

LG 어린이집 중 오산시에 있는 ‘시립 수청어린이집’은 친환경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어린이집 내부 벽지는 LG하우시스가 만든 항균용 제품을 썼다. 지붕엔 LG CNS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했다. 2011년 여름 오산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지만 태양광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정전을 피해갈 수 있었다.

지난 2월 청주에 건립한 ‘청주시립 365 열린 어린이집’은 연중 무휴 시설로 유명하다. 365일 내내 24시간 운영돼 주중이나 주말 가릴 것 없이 맞벌이 부부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집안 환경이 어려운 청소년들도 돕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한 ‘LG 사랑의 다문화학교’가 대표적이다. 과학분야에 재능이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선발해 한국외국어대와 KAIST 교수들에게 2년간 무료로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10여개국 400여명의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