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국채는 장기물 중심 투자…손실 나도 만회할 기회 있어…재정 건전성 분석은 필수
韓銀 중장기 금리인상 가능성…채권값 하락 위험 노출 염두

지금 시점에서 채권을 활용한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안정성이 높은 국채,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노려볼 수 있는 회사채, 그리고 최근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해외 국채까지 채권의 종류별로 각각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국채는 만기보유 염두 신중한 접근 필요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갖고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인하했다. 하지만 향후 선진국들의 출구전략 시행 시기가 가까워진 만큼 기존의 인하 기조에서 정책 방향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머징 마켓의 대표국가인 한국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머지 않은 시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 흐름에 따라 그 시기가 달라지겠지만 이르면 올 하반기, 조금 늦춰질 경우 내년 상반기 중에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할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준금리의 방향은 채권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채권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하락한다는 의미로 채권 보유자라면 시장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채권이 주식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만기 시점까지 발행자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경우 이표에 적힌 이자와 액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채는 국가부도 상황이 아니라면 원금을 건질 수 있다. 따라서 만기 이전에 자금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만기 보유를 통해 매수 수익률을 가져가는 방향으로 장기적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회사채는 투자기간을 짧게 잡아야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종목을 보유하면서 만기 상환 시 새로운 종목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필요하다. 신용등급이 A등급 정도인 기업이 발행한 단기 회사채에 투자하면 해당 투자 시점의 웬만한 예금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만기 시점에 다시 종목을 선택한다면 더 높은 금리로 혹은 비슷한 금리의 회사채를 매수할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 단기물 중심의 만기 교체 매매전략을 취한다면 수익률 제고뿐 아니라 적절하게 리스크를 관리할 수도 있다.
○해외 국채는 장기채 위주로
그동안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신흥국 국채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신흥국 국채 금리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해외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도 잔액의 평가금액을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치가 절하된 가운데 원화보다도 통화가치가 약세인 국가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원화 환산 시 환차손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손실 폭이 더 클 수 있다.
해외 국채 투자는 투자 대상 국가와 해당 국채의 종목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브라질은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신용등급 하향 경고, 공공요금 인상 반대 시위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 우려까지 맞물리며 헤알화 가치와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기존 투자자들은 시장 가격 하락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지만 재정건전성과 채권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대응은 달라질 수 있다.
국채는 국가에서 발행한 채권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가 부도 상황에 처하는 것이 아니라면 표시통화의 액면 금액만큼은 만기 때 돌려받게 된다. 브라질은 외환보유액 대비 외화부채 비율이 85%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채무자들이 당장 돈을 다 갚으라고 하더라도 외환보유액으로 모두 커버할 수 있다. 국가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재정건전성과 금리 수준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선별한다면 해외 국채는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유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해외 국채의 대표적 위험 요인은 바로 환율이다. 원화 대비 해당 통화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고, 낮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해외 국채는 되도록 장기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만기가 길면 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고 중간 매도할 때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박승진 <신한금융투자 FICC상품팀 리테일채권팀장 sj.park@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