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신설한 상하이 푸둥자유무역지대에서 외국 은행의 설립을 자유화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글로벌은행과 국내 은행과의 경쟁을 촉진해 금융개혁을 유도하고 상하이를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금융도시로 키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신문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푸둥자유무역지대 내에 외국은행이 자유롭게 100% 자회사 또는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외국은행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이 상하이를 국제금융센터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국은행들은 중국에서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정부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즉 먼저 비영업기관인 사무소를 설립하고 2년 후 법인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 또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1년에 1개의 지점만 설립할 수 있다. 그러나 푸둥지구에서는 이런 절차 없이 외국계 은행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은행들의 상하이지점 설립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또 국내 민간업체나 외국 기업이 회계사무소, 신용평가사 등 금융서비스 회사를 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은행에 금융거래 청산서비스를 허용해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현재 홍콩은 역외위안화 예금 1조위안 중 약 7000억위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역외 위안화금융센터로 부상 중이다. 그러나 이 조치가 시행되면 홍콩으로 몰렸던 역외 금융 및 위안화 결제가 상하이로 대거 옮겨올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