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호 한세예스24홀딩스·아이스타일24 대표(가운데)가 지난 6일 베트남 호찌민 예스24비나 사무실에서 현지 직원들과 상품 판매 전략 회의를 하고 있다. 아이스타일24 제공
김기호 한세예스24홀딩스·아이스타일24 대표(가운데)가 지난 6일 베트남 호찌민 예스24비나 사무실에서 현지 직원들과 상품 판매 전략 회의를 하고 있다. 아이스타일24 제공
베트남 호찌민시의 예스24비나 사무실. 베트남 1호 인터넷 쇼핑몰답게 사무실 안 곳곳에 의류와 잡화 등이 널려 있었다. 사무실 한쪽에 걸려 있는 붉은색 원피스엔 50만동(약 2만6900원)이란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시장에서 파는 원피스가 4만7000동(약 2500원) 정도 하니까 10배가 넘는 가격인데도 잘 나간다”고 반소희 예스24비나법인장은 말했다.

예스24비나는 한세실업의 지주회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가 2010년 베트남에서 시작한 인터넷 쇼핑몰이다. 회원 수는 약 20만명으로 접속 수 기준으로 할 때 베트남 2위 규모다. 의류와 미용용품, 잡화,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 입점업체들의 제품도 인기지만, 한국쇼핑몰 ‘아이스타일24’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대행하기도 한다.

아이스타일24에서 오는 한국산 제품은 현지상품보다 가격이 훨씬 비싼데도 잘 나간다. “이곳 대졸자의 평균 초임이 250만동인데 50만동 정도 하는 한국 원피스가 잘 팔리는 것은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라고 반 법인장은 말했다. 한류 영향으로 한국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호 한세예스24홀딩스·아이스타일24 대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이르면 올해 말 태국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하고 내년 말 정도엔 싱가포르 또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10년 안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어떤 나라건 진출한 뒤 5년 내 손익분기점을 넘기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베트남의 경우 청년의 높은 구매력이 인터넷 쇼핑몰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전쟁 이후 베이비붐 세대인 30대 이하 인구가 60~70%”라며 “앞으로 인터넷 보급률이 올라가고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 인터넷 쇼핑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올해 베트남 예스24비나의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2배 이상 높게 잡은 것도 이런 시장 환경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스24비나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글로벌 투자업체인 로켓인터넷이 베트남시장에 진출해 접속 수 기준 1위로 뛰어오르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경쟁자가 거대자본을 동원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며 1위 자리를 빼앗았다”면서도 “예스24비나는 빠른 배송과 다양한 상품 확보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 1위를 재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