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화 시간 꽤 걸릴 것” >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가운데) 등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10일 시설 점검을 위해 개성공단에 다녀온 뒤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정상화 시간 꽤 걸릴 것” >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가운데) 등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10일 시설 점검을 위해 개성공단에 다녀온 뒤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개성공단 입주기업 59개사 대표 59명이 공단 내 설비와 완제품, 원부자재를 점검하기 위해 10일 개성공단에 다녀왔다. 지난 4월3일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한 이후 98일 만이다. 11일엔 섬유봉제 관련 입주기업 76개사가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입주기업 대표들은 오후 5시를 조금 넘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왔다. 이날 개성을 방문한 업체들은 모두 전자·기계 관련 소재부품 제조기업이다. 전체 123개 입주업체의 48%에 달한다. 회사별 평균 설비 투자액도 100억~150억원으로 다른 업체들보다 높은 편이다.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들 업체의 정밀설비와 센서가 다른 기계들보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 먼저 점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을 다녀온 기업 대표들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현지 설비나 원부자재들이 상하지는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정밀기기 센서와 같은 일부 기기들은 거의 못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공동비상대책위원장(재영솔루텍 회장)은 “큰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장마로 습기가 차 기계들이 눅눅한 상태였고 녹슨 기계도 눈에 많이 띄었다”며 “육안이나 외관으로 전반적인 상태를 판단할 수 없고, 필터는 전부 교체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조치에 대해 김 위원장은 “입주기업들은 12일부터 원자재와 설비 등을 반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마다 규모와 기계설비가 다르기 때문에 각 기업에 맞는 보수관리팀이 1,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손상된 부품 등을 교체하고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상 만선 사장은 “최근 큰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침수된 설비는 없었다”며 “하지만 공장을 다 닫아둔 상태에서 습기가 꽉 차 있었고 이대로 두면 모든 기계가 습기로 다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 사장은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재가동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현지 사정도 절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맹충조 DKL 회장은 “만나는 총국 담당자들마다 5만3000명의 근로자들이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공단 가동 중단으로 근로자 대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거란 예상과 달리 근로자 한 사람도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파주=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