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의 작품 앞에 선 손자 존 무하 대표.
무하의 작품 앞에 선 손자 존 무하 대표.
19세기 말 체코 출신의 장식미술가로 유럽 미술계를 풍미했던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1860~1939)의 대표작 235점이 대거 한국에 왔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오는 9월22일까지 ‘알폰스 무하:아르누보와 유토피아전’을 연다. 무하는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하위 예술장르로 취급되던 상업미술을 순수미술로 격상시킨 선구자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은 체코 무하재단의 소장품으로 상업미술은 물론 회화, 판화, 드로잉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망라돼 무하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도록 꾸며졌다.

무하가 적극 참여한 아르누보는 19세기 말 전통예술의 권위주의에 반발, ‘생활 속에서의 예술’을 표방하며 전개된 미술운동으로 전통 회화의 답습을 거부하는 대신 담쟁이덩굴 무늬 등 자연에서 구한 문양을 장식 요소로 도입했다. 무하의 작품은 젊고 매혹적인 여성을 부드럽고 화려한 색채와 소용돌이치는 듯한 곡선으로 묘사해 감각적인 아름다움이 두드러진다. 그의 상업포스터는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거리에 붙는 즉시 떼어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전시장은 무하 작품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6개의 섹션으로 꾸며졌는데 ‘파리의 보헤미안’에서는 상업미술가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초기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어지는 ‘무하스타일의 창시자’에서는 작가의 독창적 양식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고 ‘코즈모폴리탄’ 섹션에서는 아르누보의 기수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나간 전성기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밖에 ‘애국자’ 섹션에서는 말년의 역작인 ‘슬라브서사시’ 연작의 습작이 선보인다. 1666-2775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