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005년 10월 취임한 이후 연준의 '비밀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놨다.

대표적인 조치가 2011년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시작한 기자회견이다. 1914년 연준 출범 이후 의장이 기자들 앞에서 회의 결과를 직접 설명한 것은 처음이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연 2%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제시하고, 통화정책 변화를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에 연계해 객관적 평가를 가능하게 한 것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전임자였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철저하게 무미건조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발언을 내놨던 것과 대비돼 연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이 시도하는 시장과의 소통 강화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다.
그는 지난달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이사들의 발언이 지나치게 잦은데다 시장의 다양한 해석과 과잉 반응이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HSBC의 스티븐 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 등은 투명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앙은행은 불확실성의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