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부정확·잦은 사래 걸림, 노인성 후두 의심해봐야
노년기 음성변화는 질환 전조…목 잠김 2주 지속 땐 위험
낮고 굵은 여자 목소리, 성대 길이 조절로 교정
![마이크 앞에서 음향학적 검사를 받으면 목소리가 성(性) 주파수나 음색에 맞는지, 떨림이나 거칠기가 과한지 등을 알 수 있다. 예송이비인후과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307/AA.7642492.1.jpg)
최근에는 목소리를 훈련시키는 ‘보이스 컨설턴트’라는 신종 직업까지 생겨났다. 서울 강남 일대에 ‘목소리 성형’ 클리닉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탁하고, 나이 들어 보이고, 떨리는 음성 등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 고민을 해결하려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의 도움말로 ‘목소리를 바꾸는 마술’에 대해 알아봤다.
◆노인성 후두, 방치하면 폐기능 저하돼
젊은 시절엔 맑고 깨끗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해도 나이가 들면서 점차 거칠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변하게 된다. 목소리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다. 목소리가 변하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예전에 비해 식사 중 사래 걸리는 일이 잦다면 성대 노화로 인한 ‘노인성 후두’를 의심해봐야 한다. 보통 50~60세 이후에 나타난다. 노인성 후두의 대표적인 증상인 쉰 목소리와 알아듣기 힘든 발음은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를 원활하지 못하게 한다. 장시간 대화를 할 경우 성대 통증도 유발할 수 있다.
노인성 후두의 약해진 성대 근육은 폐기능 저하나 폐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삼킬 때는 성대가 완전히 닫혀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한다. 하지만 성대 근육 약화로 성대가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 사래가 잘 일어난다. 이런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될 경우 폐기능 저하, 폐렴으로 발전한다.
![성대를 짧게 하고 모양을 바꾸는 ‘성대단축술’과 성대 윗부분을 당겨 묶는 ‘전유합전진술’을 받으면 맑고 높은 목소리로 변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307/AA.7642518.1.jpg)
시술 후 반영구적으로 정상에 가까운 음성 개선효과를 보인다. 수술시간도 15분 내외로 짧다.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술 후 바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등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다른 성(性)의 목소리를 원래대로
![](https://img.hankyung.com/photo/201307/AA.7643232.1.jpg)
여성 목소리로 음성을 성형하려면 길고 굵은 남성의 성대를 절제, 단축 또는 축소시켜 목소리 주파수를 올리면 된다. 수술 후 발성법을 교정해 음색을 바꾼다면 자연스러운 여성 목소리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예송이비인후과에서 이런 수술을 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수술 전 평균 137.3㎐였던 목소리 톤이 수술 4개월 후 211.5㎐로 74.2㎐나 높아졌다.
김 원장은 “어린 시절 호르몬 이상이나 재생불량성 빈혈로 인한 호르몬 치료로 남성 목소리를 갖게 된 여성, 또는 트랜스젠더의 성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되는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목소리로의 음성 성형도 어렵지 않다. 성대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해 마비시키거나 성대 근육에 보형물을 삽입해 작은 성대를 크게 만들면 높은 음이 낮아진다.
이 외에도 과도하게 긴장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무의식적으로 떨리는 목소리도 교정할 수 있다. 이는 연축성발성장애에 속한다. 떨리는 목소리를 유발하는 성대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해 성대 근육의 이상 움직임을 마비시켜 교정하는 시술이다. 다만 보톡스는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3~6개월마다 재주사해야 한다.
김 원장은 “최근에는 목소리 오남용이나 흡연·음주로 인해 30~40대에도 성대의 노화현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어떤 경우에라도 목소리 이상이나 변화가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