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 불과 800m 떨어진 호혜원은 80여명의 마을 주민 대부분이 양돈 등 축산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혁신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오명까지 쓰고 있다.
김씨가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 것은 48년 전부터 맺어온 이 마을과 청와대의 인연 때문이다. 1965년 고 육영수 여사가 이 마을을 처음 방문했다. 그 후 목욕탕 건립 민원이 해결됐다. 이후 1971년 두 번째 방문 때는 종돈 55마리를 기증, 현재 마을 주민의 자립 기반 씨앗이 됐다. 주민들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 1975년 육 여사 추모비를 건립하고 매년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김씨는 “육 여사는 붕대 감은 손을 잡아주고 얼굴을 가까이 하며 미소를 보내주셨다”며 “그때가 그립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제는 혁신도시 주거환경을 위협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며 정부 차원의 도움을 바랐다.
이 마을 주민들의 오랜 바람은 정주환경 개선이다. 환경오염이 심각한 저수지 등 마을 내 오염원 제거와 녹지 조성,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주민 이주다.
나주시는 60여만㎡에 달하는 호혜원 환경개선 사업에 6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자체 힘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앙부처도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국정에 여념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어머니가 그토록 사랑하고 어루만져줬던 나환자촌 호혜원을 방문해 주실 것을 간절히 청한다”고 글을 맺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