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기간과 수명이 비교적 짧고, 직관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캐주얼 게임과 달리 1년 이상 '야심작'으로 준비한 모바일 RPG 게임들이 '구관이 명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롱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창세기전'은 1995년 PC용 게임으로 처음 발매 돼 2000년까지 총 6편이 제작된 히트작이다. 소프트맥스는 오로지 '창세기전'의 힘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2001년)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차기작인 '마그나카르타'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소프트맥스의 매출액은 지난 10년간 30억~8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너월드'는 절치부심한 소프트맥스의 회심작인 셈. '창세기전 개발진들이 만든 첫 번째 스마트폰 게임'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너월드'는 사전 예약자만 9만명에 달했다.
출시 성적도 긍정적이다. 15일 현재 '이너월드'는 구글플레이 모바일게임 순위 16위에 신규 진입했다. 1~15위 게임들은 모두 카카오톡과 연동돼 있는데 반해 '이너월드'는 순수하게 입소문만으로 순위를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창세기전' 팬을 위한 카드 획득 이벤트도 준비돼 있어 앞으로 '팬심'이 얼마나 발휘될 지 기대된다.
'미르의 전설'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한 획을 그었던 위메이드도 다음날 소셜네트워크 RPG '히어로스퀘어'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RPG 공략에 나선다.

위메이드는 올 하반기에 액션 RPG '달을삼킨늑대'와 대서사 영웅 RPG '아틀란스토리' 등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달을삼킨늑대'는 이미 중국 텐센트게임즈와 중국 진출 계약이 체결돼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터줏대감 게임빌의 RPG 개발력도 간과할 수 없다.
게임빌은 연내 '제노니아' 시리즈를 이용한 '제노니아 온라인(가칭)'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기 RPG 모바일게임인 '제노니아'를 타 유저들과 즐길 수 있게 MORPG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제노니아' 시리즈는 6년에 걸쳐 5개가 출시됐으며 전세계적으로 4000만건이 다운로드됐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CJ E&M, 위메이드 등 PC 네트워크 게임의 운영 노하우와 막강한 자금력을 확보한 기존 회사들이 모바일게임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부터 일본, 중국 등 주요 모바일게임 시장 성과와 미드·하드코어 장르의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모바일게임주의 주가 흐름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