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은행들이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희생자들에게 예금을 지급했다.

스위스의 유대계 주간지 타흐레스는 “스위스 은행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희생자의 상속인들에게 모두 12억5000만달러(약1조4045억원)을 지급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은행들은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이 중립국인 스위스에 몰래 예금해놓은 비밀계좌를 갖고 있으면서도 1945년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이 돈을 찾으려는 상속인들을 쌀쌀맞게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1998년 세계유대인총회(The World Jewish Congress)와 스위스 금융권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휴면계좌에 대한 협약을 맺은 이후 지난해까지 연차적으로 기금을 통해 이 같은 금액을 지급했다.

1988년부터 협약에 따른 기금을 관리, 감독해온 에드워드 코맨 미국 뉴욕 판사는 기금운영 보고서에서 협약 체결 이후 4600개의 휴면계좌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몫으로 4억2600만달러를 포함해 총 7억260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입증할 서류는 없지만 충분히 비밀계좌를 만들었을 개연성이 있는 사람 1만2300명에게도 5000달러 씩 지급했다.

45만7000명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상속인들도 일정한 보상을 받았다. 이들 중 나치 독일에 의해 강제노역을 했던 19만9000명은 2억8800만 달러를 받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