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SOC 큰손, 보험사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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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새판짜기…새 투자자 유치
정부 '무위험 투자'로 인정…당근 제공
국가가 계약 뒤집어 해외 신인도엔 타격
정부 '무위험 투자'로 인정…당근 제공
국가가 계약 뒤집어 해외 신인도엔 타격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서울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을 둘러싼 1년여 갈등이 맥쿼리·현대로템컨소시엄의 철수와 신규 투자자 유치로 가닥을 잡았다.
최소 운영수익을 보장하는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방식을 바꾸려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저금리시대 장기화로 수익원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를 새 투자자로 끌어들여 연 10% 안팎에 달했던 보장 수익률을 연 4%대로 낮추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맥쿼리 등 기존 출자자들은 투자 원금에 미래에 거둘 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지분매각 대금을 받을 예정이다.
◆보험사 SOC 시장 주요 주체로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은 신한은행 등 12개 대출 금융회사를 비롯해 현대로템,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 포스코ICT 등 자본금 출자자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그 자리에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 보험사를 불러들이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기존 사업 구조로는 보조금으로 매년 수백억원씩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데다 메트로9호선의 민간 투자자들이 운임을 수시로 인상할 수 있다고 판단, 주주 교체를 골자로 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보험사들이 경영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간접 투자 방식으로 메트로9호선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를 짰다.
보험사들은 펀드에 돈을 집어넣고 연 4% 후반의 수익률만 챙길 뿐 운영은 자산운용사가 맡는다. 돈을 대는 투자자가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운임결정권 등은 서울시가 가져간다. 운영비 평가도 서울시가 3년마다 자산운용사의 보고를 받도록 돼 있다. 운영비가 과다할 경우 이를 줄이고, 모자라면 채워주는 식이다. 서울시는 영향력을 좀 더 확대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시민펀드를 만들고 이 돈을 메트로9호선에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가 계약 위반,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은 메트로9호선 사업 구조 개편을 계기로 보험사들이 SOC 금융시장에서 은행과 연기금 공제회 등을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완료된 용인경전철 사업 주주 교체에도 대형 보험사들이 참여, 약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백조원에 이르는 보험사 자금을 SOC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제도까지 바꿨다. 기존엔 정부가 투자원금을 보증하는 경우에도 보험사들이 SOC에 투자하면 지급여력비율(RBC) 산정시 ‘2%의 위험계수’를 적용토록 했으나 앞으로는 ‘무위험’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은행엔 적용하지 않던 걸 보험사에만 적용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며 “보험사들은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SOC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20~30년간 4% 후반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보험사로선 국공채 투자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와 정부는 시중에 유동성이 충분히 대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존 SOC 사업의 보장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사업 방식 재편에 더 힘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아무리 공익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정부가 나서 계약을 뒤집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국내 연기금, 공제회나 해외 투자자들은 돈을 대길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강경민 기자 donghulp@hankyung.com
최소 운영수익을 보장하는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방식을 바꾸려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저금리시대 장기화로 수익원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를 새 투자자로 끌어들여 연 10% 안팎에 달했던 보장 수익률을 연 4%대로 낮추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맥쿼리 등 기존 출자자들은 투자 원금에 미래에 거둘 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지분매각 대금을 받을 예정이다.
◆보험사 SOC 시장 주요 주체로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은 신한은행 등 12개 대출 금융회사를 비롯해 현대로템,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 포스코ICT 등 자본금 출자자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그 자리에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 보험사를 불러들이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기존 사업 구조로는 보조금으로 매년 수백억원씩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데다 메트로9호선의 민간 투자자들이 운임을 수시로 인상할 수 있다고 판단, 주주 교체를 골자로 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보험사들이 경영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간접 투자 방식으로 메트로9호선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를 짰다.
보험사들은 펀드에 돈을 집어넣고 연 4% 후반의 수익률만 챙길 뿐 운영은 자산운용사가 맡는다. 돈을 대는 투자자가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운임결정권 등은 서울시가 가져간다. 운영비 평가도 서울시가 3년마다 자산운용사의 보고를 받도록 돼 있다. 운영비가 과다할 경우 이를 줄이고, 모자라면 채워주는 식이다. 서울시는 영향력을 좀 더 확대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시민펀드를 만들고 이 돈을 메트로9호선에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가 계약 위반,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은 메트로9호선 사업 구조 개편을 계기로 보험사들이 SOC 금융시장에서 은행과 연기금 공제회 등을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완료된 용인경전철 사업 주주 교체에도 대형 보험사들이 참여, 약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백조원에 이르는 보험사 자금을 SOC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제도까지 바꿨다. 기존엔 정부가 투자원금을 보증하는 경우에도 보험사들이 SOC에 투자하면 지급여력비율(RBC) 산정시 ‘2%의 위험계수’를 적용토록 했으나 앞으로는 ‘무위험’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은행엔 적용하지 않던 걸 보험사에만 적용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며 “보험사들은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SOC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20~30년간 4% 후반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보험사로선 국공채 투자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와 정부는 시중에 유동성이 충분히 대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존 SOC 사업의 보장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사업 방식 재편에 더 힘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아무리 공익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정부가 나서 계약을 뒤집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국내 연기금, 공제회나 해외 투자자들은 돈을 대길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강경민 기자 donghul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