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 식료품과 의류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캠핑용품 등 레저활동에 관련된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건강과 미용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불경기 때는 여가활동 등을 줄인다는 통설에 어긋나는 현상이다. 불경기의 소비방식이 불요불급한 것부터 줄이는 ‘착한 소비’에서 자기 만족을 중시하는 ‘가치소비’로 바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경기침체에도 여가활동 증가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이마트의 신선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다. 이마트의 신선식품 매출은 올 들어 설이 있었던 2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공식품 매출도 이달 들어 7.1% 줄었다. 백화점의 주력 상품인 여성복 매출은 이달 들어 3.6% 증가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여성복 매출은 지난 4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3.5% 감소하기도 했다.

반면 캠핑용품과 등산용품 등 레저활동에 관련된 상품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달 들어 이마트의 캠핑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2.9% 증가하는 등 4월 이후 매월 80~90%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레저 부문 매출은 4월 21.0%, 5월 31.9%, 6월 26.5%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4.1%의 신장률을 내고 있다.

◆건강과 외모가 관심 ‘1순위’


건강과 젊음을 지키려는 욕구도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한상의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1.8%는 최근 3년 사이 소비지출 여력이 ‘빡빡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복수응답을 포함해 비타민 영양제 홍삼 등 건강보조제를 먹고 있는 사람은 61.2%에 달했고, 견과류 블루베리 등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는 응답도 58.6%를 차지했다.

외모 가꾸기도 주된 관심사였다. 절반이 넘는 54.2%는 피부를 희게 하거나 주름을 줄여주는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16.4%, 치아 미백이나 교정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12.4%로 나왔다. 지출 항목별로는 헬스센터와 피부클리닉이 70만9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성형·치아교정(61만2000원), 화장품(38만4000원), 건강보조제와 건강기능식품(35만9000원)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아저씨나 아줌마처럼 보이지 않으려는 노무(NoMU·No More Uncle)족과 노마(NoMA·No More Aunt)족이 소비시장의 새로운 중심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 노무·노마族


노무(NoMU·No More Uncle)족과 노마(NoMA·No More Aunt)족은 아줌마나 아저씨처럼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중년층을 말한다. 최근 젊은 외모와 자유로운 사고를 지향하는 40~50대가 늘어나면서 생긴 신조어로, 자신을 가꾸는 데 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유승호/박해영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