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틀연속 전산사고…더위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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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선물 거래 중단…신뢰 타격
이사장 공백 속 기강해이 지적
금융감독원 17일 현장검사
이사장 공백 속 기강해이 지적
금융감독원 17일 현장검사
한국거래소가 이틀 연속 전산사고를 일으켰다. 지난 15일 코스피지수를 포함한 주요 증권 데이터 전송이 지연된 데 이어 16일에는 야간선물시장의 거래가 조기 종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 증권시장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거래소 시스템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검사국과 IT감독국 직원들로 검사반을 구성해 17일 한국거래소 현장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밤 사이 열린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야간선물시장이 평소(오전 5시)보다 두 시간 빠른 오전 3시께 문을 닫았다. 야간선물시장 거래가 조기 종료되기는 2009년 11월 개장 이후 처음이다.
거래소 측은 “고압 전선을 지지하는 애자(받침대) 파손으로 내부 전원 공급에 차질이 생겨 서버실 온도 조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고온 현상으로 일부 서버가 가동을 멈춰 야간선물시장의 거래를 서둘러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주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비상 전력을 공급하는 자가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전날 오전에도 코스피지수와 주요 업종지수, 프로그램 매매 현황 등 주요 거래 데이터를 제시간보다 늦게 전송하는 사고를 냈다.
거액의 자금이 몇 초 단위로 거래되는 주식시장에서 이틀 연속 전산사고가 일어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의 안일한 대처와 부실한 해명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사장 교체가 지연되면서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사고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관리 책임이 거래소에 있긴 하지만 전산 시스템 및 그와 관련된 설비 관리는 모두 코스콤 측이 담당하고 있다”며 코스콤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거래소 전산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는 코스콤 역시 전날 회원사의 연락을 받고서야 시세 정보가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데다 메인서버가 오류를 일으킨 원인을 하루가 지나도록 명확히 규명하지 못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홍기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코스콤 전산 부대설비 운용 인력을 늘리고 24시간 비상대비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자 피해와 관련해서는 “업무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시장조치가 취해진 경우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이 없다”며 “피해를 봤다는 접수가 들어오면 손해배상 등 관련 법규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한국 증권시장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거래소 시스템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검사국과 IT감독국 직원들로 검사반을 구성해 17일 한국거래소 현장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밤 사이 열린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야간선물시장이 평소(오전 5시)보다 두 시간 빠른 오전 3시께 문을 닫았다. 야간선물시장 거래가 조기 종료되기는 2009년 11월 개장 이후 처음이다.
거래소 측은 “고압 전선을 지지하는 애자(받침대) 파손으로 내부 전원 공급에 차질이 생겨 서버실 온도 조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고온 현상으로 일부 서버가 가동을 멈춰 야간선물시장의 거래를 서둘러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주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비상 전력을 공급하는 자가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전날 오전에도 코스피지수와 주요 업종지수, 프로그램 매매 현황 등 주요 거래 데이터를 제시간보다 늦게 전송하는 사고를 냈다.
거액의 자금이 몇 초 단위로 거래되는 주식시장에서 이틀 연속 전산사고가 일어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의 안일한 대처와 부실한 해명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사장 교체가 지연되면서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사고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관리 책임이 거래소에 있긴 하지만 전산 시스템 및 그와 관련된 설비 관리는 모두 코스콤 측이 담당하고 있다”며 코스콤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거래소 전산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는 코스콤 역시 전날 회원사의 연락을 받고서야 시세 정보가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데다 메인서버가 오류를 일으킨 원인을 하루가 지나도록 명확히 규명하지 못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홍기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코스콤 전산 부대설비 운용 인력을 늘리고 24시간 비상대비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자 피해와 관련해서는 “업무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시장조치가 취해진 경우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이 없다”며 “피해를 봤다는 접수가 들어오면 손해배상 등 관련 법규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