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일대 '강북의 코엑스' 로 개발"…코레일, 3년만에 재추진
코레일이 부동산시장 침체로 최근 3년간 보류해왔던 이른바 ‘강북판 코엑스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일대에 ‘서울역 국제교류단지’라는 명칭으로 계획된 이번 사업은 2008년 시작해서 2010년까지 진행되다 중단됐다. 초대형 컨벤션센터와 호텔·상업·문화시설 등으로 이뤄진 일종의 ‘컨벤션복합단지’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의 한복판인 데다 경부선 KTX와 인천공항철도가 지나는 교통요지여서 많은 전문가들이 사업성이 양호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초 착공 목표

"서울역 일대 '강북의 코엑스' 로 개발"…코레일, 3년만에 재추진
코레일은 최근 서울역 국제교류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에 교통영향분석 및 개선대책 심의를 재요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사업시행자가 마련한 교통영향 대책에 대해 해당 지자체에 평가를 요청하는 과정이다. 심의가 통과되면 코레일은 연말까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해당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상업지역)을 거친 뒤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 초쯤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서울역 국제교류단지 개발사업은 당초 ‘아시아 컨벤션산업 허브’를 목표로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코레일이 2008년 12월 기본 구상안을 공동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엔 공모를 통해 설계작을 확정하고, 2010년에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컨벤션 건립을 승인받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011년 서울시 교통영향분석 및 개선대책심의 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이 지적된 데다 감사원으로부터 부동산 침체에 따른 사업성 재검토 통보까지 받으면서 사업동력이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2년여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코레일은 서울 도심권이라는 지리적 장점에 개발 부지 대부분이 국유지이거나 코레일 소유로, 사유지(염천교 옆 상가 등)는 3% 정도에 불과해 토지보상 등 재무적 부담이 적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재추진에 나섰다.

○아시아 최대 ‘컨벤션복합단지’로 개발

서울역 북쪽 철도부지(5만5000㎡)는 오는 2017년 말까지 컨벤션센터와 부대시설인 호텔·오피스텔·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국제교류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이들 시설에서 8만4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연간 52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코레일은 내다보고 있다.

서울역 일대 주민들과 해당 자치구인 중구청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구청 관계자는 “노후주택이 많은 만리동과 중림동 주민들이 이번 개발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사업 방식은 코레일이 민간사업자와 전문 운영업체를 선정해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지주인 무역협회가 건설자금을 출자한 민간과 함께 개발해서 운영 중인 삼성동 코엑스와 유사한 방식이다. 한광덕 코레일 자산개발단장은 “서울 도심권의 편리한 교통 인프라와 우수한 숙박시설을 연계하면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등이 어우러진 컨벤션·전시(MICE)산업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최근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관광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는 등 MICE 산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실패로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가 코레일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국토부는 최근 규제완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으로 이전하는 수도권 공공기관들의 보유 부동산개발을 불허한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간자금의 원만한 유입,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의 입장 조율 등이 사업 추진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