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명 회원 대표…따라붙는 직함만 50여개, 대한상의 새 회장 누가 될까
회원수 14만명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공식 직함만 50여개에 달한다. 전국 상공인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세제발전심의위원장, 지속가능경영원 이사장, 한국경영교육인증원 이사장, 한미경제협의회 고문 등 다양한 직책을 함께 맡는다.

대한상의는 법률(상공회의소법)에 따라 설립된 공익법인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까지 회원사로 두고 있어 영향력이 막강하다. 지난 9일 손경식 회장(CJ그룹 경영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한상의 후임 회장을 놓고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19일 대한상의와 재계에 따르면 새 회장은 다음달 20일께 최종 선출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상의 제주포럼이 열리고 있는 서귀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이달 말께 한 사람으로 의견을 모아 추대하려고 한다”며 “1인 추대가 결정되면 다음달 10일께 서울상의 의원총회를 연 뒤 20일께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새 회장을 공식 선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회장은 통상 서울상의 회장이 맡는데, 서울상의 회장은 부회장 중에서 추대되는 게 관례다. 그동안 전문경영인보다는 주로 대기업 오너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박용만 회장, 김영대 회장, 김원 부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세 사람 중 박 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것은 상의 활동에 적극적인 데다 상대적으로 그룹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상의의 위상이나 역할을 고려하면 재계에서 비중이 큰 대기업 오너가 회장을 맡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재계 순위(자산 기준·공기업 제외) 12위다.

김영대 회장은 대성그룹 브랜드를 놓고 형제 간 다툼이 진행중인 데다 그룹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게 부담스럽다. 김원 부회장은 상의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그룹에서는 김상하 그룹 회장이 12년간(1988~2000년) 대한상의 회장을 지냈었다.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다음달 선출될 새 회장은 손 전 회장의 잔여 임기가 끝나는 2015년 4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한 뒤 연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서귀포=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