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계 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2년 전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 빌딩에 사무실을 얻었다. 주변에 업무상 교류가 빈번한 같은 업종 업체들이 몰려 있는 데다 임직원의 출퇴근 편의성을 감안해서였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월세 110만원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월세의 절반을 훌쩍 초과하는 관리비 75만원이 부담스러웠다. 사무실 이용 공간에 비해 관리비용이 높게 나온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A대표는 올해 초 사무실 임대차 계약이 끝나자마자 경기 안양시의 한 지식산업센터로 이전했다. 회사 경영 여건도 나빠져 강남의 절반 이하 수준인 관리비도 사무실 이전 결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똑같이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는데도 일반 업무용 빌딩과 지식산업센터의 관리비는 크게 차이가 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 오피스 빌딩의 관리비는 3.3㎡당 2만5000~3만원 수준.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3.3㎡당 4000~5000원 선이다. 연면적이 큰 대규모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3.3㎡당 2000원 선까지 내려간다.

관리비 차이가 크게 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업무용 빌딩은 사무실 전용 공간에다 공용 주차장, 로비, 공용 복도, 공용 화장실 등 공용 공간도 관리비 부과 대상 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공용 공간에 대해서만 관리비를 부과하고 전용 공간은 개별 입주민이 관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을 수밖에 없다.

냉난방 방식 차이도 관리비 수준을 좌우하는 요소다. 업무용 빌딩은 대개 일괄적인 관리를 위해 중앙 냉난방 방식으로 설계하는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개별 냉난방 방식을 도입한다.

중앙 냉난방 방식은 총 사용량을 사용자 수에 맞춰 똑같이 요금을 부과하지만 개별 냉난방은 사용자가 사용한 만큼만 내기 때문에 관리비가 낮아질 수 있다.

최근 들어 지식산업센터가 대규모로 조성되면서 관리비는 더 저렴해지고 있다. 매머드급으로 분류되는 지식산업센터의 입주 업체 수가 많아지면서 관리비 부담도 줄어드는 것이다. 부동산개발업체 신아D&C의 위광훈 관리이사는 “지식산업센터 시공법이 계속 진화하고 있어 관리비가 더 낮아질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