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왜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도 협력사와 AS 도급계약을 맺어 운영하는데 삼성전자서비스만 문제 삼을까.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를 통해 협력사에 AS 업무를 도급한 것과 달리 본사가 직접 협력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일부는 자체 인력, 일부는 협력사 인력이 서비스를 책임진다. 애플의 경우 동부대우전자, SK텔레콤 서비스센터와 용역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맡기고 있다.

회사별로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AS를 도급업체에 맡기는 방식엔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AS 품질 유지를 위해 협력사 관리에 적극적인 삼성전자서비스를 노동계가 첫 번째 타깃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앞으로 다른 전자회사 등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기업이 양질의 균질화된 AS를 위해 협력사 수리기사들의 유니폼, 교육 등에 관여하고 있다”며 “수리기사들을 직접 고용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커져 수리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이외의 대기업도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 및 위장 도급 다툼에 긴장하고 있다. 노동계가 지금은 삼성전자서비스에 포화를 퍼붓고 있지만 앞으로 화살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최근 협력사 직원 486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패소해 2년 이상 일한 협력사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할 경우엔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전자업종을 비롯해 자동차 등의 업종에서도 AS 업무를 협력사에 맡기기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