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미국)이 제142회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다.

미켈슨은 2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링크스(파71·719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몰아쳤다.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로 합계 이븐파를 기록한 헨릭 스텐손(스웨덴)을 3타 차로 제쳤다.

공동 9위로 출발한 미켈슨은 전반에 보기 없이 5, 9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2타를 줄였다.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으나 막판 6개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미켈슨은 18번홀에서 4m 버디를 성공시킨 뒤 우승을 확신한 듯 두 팔을 번쩍들었다. 그의 캐디는 미켈슨과 포옹을 나누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미켈슨은 경기가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회장을 찾아온 부인과 딸들을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미켈슨은 2011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바 있다. 그는 마스터스(3승)와 PGA챔피언십(1승)에 이어 생애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US오픈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미켈슨은 지난달 열린 US오픈에서 6번째 준우승을 하며 남몰래 눈물을 삼켜야 했다. 미켈슨은 지난주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현지 적응 차원에서 유러피언투어 스코티시오픈에 출전해 우승하며 유럽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스코티시오픈에 이어 브리티시오픈을 동시에 우승한 선수는 미켈슨이 처음이다.

프로 데뷔 후 20년간 메이저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한 리 웨스트우드(영국)는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에 도전했으나 또다시 막판에 무릎을 꿇었다. 3라운드까지 합계 3언더파 201타로 타이거 우즈와 헌터 머핸(이상 미국)에게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선 웨스트우드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샷이 흔들렸다.

3번홀(파4)에서 보기를 한 웨스트우드는 5번홀(파5)에서 2.5m 버디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7번홀(파3)에서 티샷이 항아리 벙커로 들어가 모래에 반쯤 박혔다. 두 번째 벙커샷이 턱을 맞고 다시 벙커로 되돌아왔다. 세 번째 벙커샷을 홀 3m 지점으로 보낸 뒤 보기로 간신히 막았다. 그러나 8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하며 스텐손, 애덤 스콧(호주)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후반들어 13번홀(파3)과 16번홀(파3)에서도 잇따라 보기를 하며 막판 우승 경쟁에 힘을 잃고 말았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5년간 메이저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한 우즈도 초반에 보기를 잇따라 쏟아내며 주저앉았다. 우즈는 1, 4, 6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8번홀에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1.5m 버디 기회를 맞았으나 홀을 스치고 말았다. 9번홀(파5)에서야 첫 버디를 낚았으나 10, 11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했다.

우즈는 12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4번홀(파4)에서 217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홀 바로 옆에 멈추는 ‘매직샷’을 선보이며 ‘탭 인 버디’를 잡으며 막판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그러나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더 이상 추격의 고삐를 죄지 못했다. 우즈는 지난 14차례의 메이저 우승 중 한 번도 역전 우승을 한 적이 없다.

이날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스콧은 1, 4번홀에서 보기를 했으나 7~9번홀에서 3연속 버디에다 11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한 때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그러나 13번홀부터 16번홀까지 4연속 보기를 저지르며 합계 2오버파로 미끄러졌다.

한편 양용은(41·KB금융그룹)은 이날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9오버파 293타로 공동 3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2타를 잃은 최경주(43·SK텔레콤)는 합계 10오버파 공동 45위,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는 합계 15오버파로 공동 73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