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해 초 양자 간 물밑 접촉에서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문건과 소송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두 회사는 애플이 지난해 여름 한 건의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리한 직후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에서 대면 협상을 했고 올 2월에는 합의 일보 직전까지 갔다는 게 보도의 핵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회사가 가까운 시일 내에 합의할 조짐은 없지만 프로세서, 메모리칩 분야에서 상호 의존도가 높아 합의에 이를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공개된 ITC 문건과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협상 과정에서 특허 관련 법적 분쟁을 한꺼번에 타결하기 위해 포괄적인 특허 크로스 라이선싱(상호 특허 사용 허가)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1년 삼성이 자사 제품을 베꼈다는 소송을 냈고, 삼성은 애플이 무선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고소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