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계열사 지원으로 ‘그룹 리스크’에 시달리던 만도 두산중공업 GS 등의 주가가 최근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계열사들의 자구 노력이 성과를 보이는 데다 대규모 추가 부실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구노력에 추가 부실 우려 완화

'계열사 리스크' 먹구름 걷혔나…만도·두산重·GS 등 주가 가파른 회복세
지난 19일 만도는 3월 말 이래 가장 높은 11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만도는 지난 4월12일 그룹 계열사인 한라건설에 유상증자 형태로 3385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만도가 자회사 마이스터에 유상증자한 뒤 마이스터가 다시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만도 주가는 같은 달 18일 7만3800원까지 하락했다. 수도권 등에 아파트 미분양이 많은 한라건설에 재차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만도 주가는 5월 말부터 조금씩 오르다 이달 초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은 “한라건설이 1분기에 별도 기준 16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2분기에는 적자폭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결 기준으로는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라건설 실적이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되면서 계열사 리스크가 해소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남아 투자유의 지적도

'계열사 리스크' 먹구름 걷혔나…만도·두산重·GS 등 주가 가파른 회복세
지난 4월 계열사 두산건설에 2978억원을 현금 지원한 두산중공업 주가도 꿈틀대고 있다. 현금출자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은 영업이익률 8%인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두산건설에 넘겼다. 이후 두산중공업은 3만7700원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19일 4만4450원까지 올랐다.

김홍균 동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하반기에 화력발전소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재차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이사는 “두산건설의 경우 사옥매각 등을 통한 현금확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HRSG 사업부 가세로 매출과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열사 리스크' 먹구름 걷혔나…만도·두산重·GS 등 주가 가파른 회복세
GS도 허창수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대주주인 GS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지난달 24일 4만8400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웅진케미칼 웅진에너지 등 웅진그룹주들도 최근 매각 등이 진척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해 19일 1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예비입찰에 롯데케미칼, 태광산업, GS 등이 참여하는 등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2015년 매각이 예정돼 있는 웅진에너지도 태양광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건설 업황이 여전히 어두운 데다 재차 계열사 지원에 나설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역은 “만도 보유 주식을 올초 전량 매각했다”며 “한번에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재무 부담이 일거에 커지는 종목들은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