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우리투자증권 신임 리서치본부장 "애플·도요타 분석 보고서 내겠다"
“애플 도요타 듀폰 등 주요 글로벌 기업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분석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박병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리서치의 질을 높이는 것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본부장은 김원규 신임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12일 실시한 임원 인사에서 리서치본부장으로 발탁됐다. 그전까지 그는 우리투자증권의 법인 영업을 총괄하고 있었다. 리서치센터장이 법인영업 담당 임원으로 가는 일은 종종 있지만 리서치 경력이 짧은 법인영업 임원이 리서치센터 헤드를 맡은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법인영업 경험을 살려 리서치센터를 고객(법인) 지향 조직으로 바꿔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본부장은 “리서치센터의 가장 큰 역할은 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동종업계 글로벌 경쟁 기업에 대한 분석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즉 “기관에 삼성전자를 사라고 추천할 때는 애플과 같은 경쟁사 분석도 함께 제시해야 설득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처럼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안할 때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지 못해도 돈을 벌 수 있는 대안을 찾게 된다”며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이들에게 솔루션(해법)을 제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 서비스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월 채권·원자재·외환시장을 분석하는 FICC리서치센터를 신설했다. 국내 증권사로는 최초의 시도다. 박 본부장은 “국내 일부 그룹사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면서 그동안 FICC리서치센터는 업무가 크레디트(신용) 분석에 집중된 측면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외화 원자재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상품에 대한 리서치 보고서를 발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1994년 우리투자증권 전신인 LG증권에 입사했다. 증권맨 생활 중 리서치 업무를 맡았던 것은 1년 정도밖에 안된다. 하지만 그는 “애널리스트 경험이 적다는 것이 리서치센터를 이끌어 나가는 데 약점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