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들이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타고 있다.

신일본제철과 토요타가 자동차 강판 가격 10% 인상에 합의했다는 소식과 최근 중국 철강가격 상승 등이 철강주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23일 오전 11시46분 현재 포스코는 전날보다 9500원(3.05%) 뛴 32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비에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수 상위 창구에 오른 가운데 주가가 이틀째 강세를 타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3.39%), 현대하이스코(5.27%) 등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32.55포인트(2.72%) 뛴 5009.89를 기록하며 전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철강금속 업종지수가 장중 5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철강금속 업종에 대해 각각 168억원, 226억원 '사자'에 나서 관련주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신일본제철과 토요타는 엔화 약세를 감안해 4월부터 9월분 강판 물량에 대해 제품가격을 이전 6개월 평균 가격 대비 t당 1만엔, 약 10%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종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일본제철의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 소식이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다만 일본 철강사들의 제품가격 인상은 엔저에 따른 원가 상승 요인이 컸기 때문으로 한국 철강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 철강제품 가격이 3주째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도 철강주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 철강제품 가격 반등과 함께 국내 철강 가격 인상 가능성이 일부 부각됐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철강업황 개선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철강주 상승은 소재·산업재 관련주들의 가격 매력 부각에 따른 오름세 등에 편승한 부분이 있고, 전방산업 수요 개선과 공급과잉이란 근본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 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보인 소재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철강업황 개선이 추세는 아니라고 판단되고 단기 사이클의 트레이딩(단기매매) 구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심혜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중국 유통재고 감소 등으로 국내외 철강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수요 개선이 제한적이어서 철강업황 개선 기대가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