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법인세제 개혁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대기업이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세제 개혁 논의를 이끌어 가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치권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세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이슈가 법인세 개혁이다.

데이비드 캠프 하원 세입위원장이 내놓은 법안을 두고 다국적 기업들이 두 개 진영으로 갈렸다. 공화당 소속의 캠프 의원은 특허, 상표권 등에서 나오는 로열티 수익은 해외 어디에서 발생했든 무조건 15%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버뮤다 등 조세회피지역에 법인을 세우고 관련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캠프 의원은 다만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로열티 수입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MS, 암젠 등 로열티 수입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평등한 세금 혁신’이라는 로비 그룹을 결성하고 무형자산에 더 높은 세금을 매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GE나 인텔 등은 캠프 의원의 법안을 환영한다. 로열티 수입이 많지 않아 특별히 잃을 것이 없는 데다 이 법안이 현행 35%인 법인세율을 25%로 낮추는 조항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현행 법인세율 35%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