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의 여름나기] 삼성, 임원 반소매·티셔츠 '솔선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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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28도·조명 70% 소등…삼성重, 에어쿨링 재킷 지급
주 3회 닭백숙 등 보양식 제공
주 3회 닭백숙 등 보양식 제공
지난 10일 오전 7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수요일 아침마다 열리는 삼성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각사 부회장, 사장 등 삼성 최고경영진은 반소매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재킷도 걸치지 않았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 사내 방송팀은 이 모습을 모두 촬영했다.
삼성이 지난달 정부의 절전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며 ‘반소매, 노재킷’을 임직원에게 권장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잘 실천되지 않자 최고경영진이 직접 모범을 보인 것이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삼성 최고경영진이 반소매·노재킷 차림으로 출근한 것은 처음으로 안다”며 “사장들의 반소매 차림 출근은 다음달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임직원에게 반소매 티셔츠 착용을 권장했는데도 위에서 안 하니 잘 안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사장들이 반소매 차림으로 출근한다는 것을 사내방송 등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반소매, 노재킷, 노타이’ 등 복장 간소화를 강력히 권장하면서 서초동 사옥에는 임직원들이 예외없이 반팔 와이셔츠만 입고 다닌다. 삼성 관계자는 “여름철 넥타이를 풀고 재킷을 벗으면 체감온도가 2도가량 낮아진다”며 “재킷 대신 옷깃이 있는 셔츠나 반팔 티셔츠 등 간편한 복장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단 라운드 티나 반바지, 민소매, 샌들 등 노출이 심한 복장은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삼성이 복장 간소화를 강력히 권장하는 것은 대대적인 절전 운동으로 더위에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늘어난 탓이다. 삼성은 정부의 절전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사무실 온도를 28도로 유지하고, 조명 70%를 소등하는 등 총력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덥고 어둡다고 호소하는 직원이 늘어나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임직원에게 노트북이나 PC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USB형 소형 선풍기를 비롯해 부채와 차가운 소재의 쿨방석 등을 일괄 배포했다. 또 사내 식당에서는 냉면 등 여름철 음식 위주로 식단을 마련하고 있으며,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이벤트가 수시로 마련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도 더위 극복을 위한 활동이 활발하다. 용접 작업이 많은 삼성중공업의 거제 조선소 내 평균 체감온도는 35도에 육박하고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착용하면 땀이 온몸을 적신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현장 근로자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에어쿨링재킷을 지급했다. 방염복 안에 에어쿨링재킷을 입고 공기를 공급해주면 옷 속에 시원한 공기층이 형성돼 더위를 식혀줄 수 있다. 또 식염포도당과 냉동생수를 제공하기 위해 제빙기 140대와 정수기 420대를 생산현장 곳곳에 배치했다.
식당에서는 1주일에 세 차례 한방갈비탕, 전복닭다리백숙, 닭해물찜, 장어양념구이, 돈삼겹수육 등 여름 보양식을 제공해 체력보강을 돕는다. 매실차, 레몬티, 미숫가루, 냉유자차 등 음료로 갈증도 달래준다. 기온이 28.5도를 넘으면 30분, 32.5도를 넘으면 1시간씩 점심시간이 연장된다.
유리기판을 만드는 삼성코닝정밀소재는 혹서기인 이달부터 충남 아산공장의 생산직 직원들이 교대 근무(4조3교대)를 끝내고 기숙사에 들어오면 팥빙수를 나눠주고 있다. 더위와 싸워 가며 근무하는 현장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천안공장은 임직원 4500명 중 4000명이 근무하는 주력 공장인데, 모래를 녹여 액정표시장치(LCD)용 유리기판을 만드는 공정 특성상 여름철 임직원이 느끼는 더위는 더욱 심하다.
삼성토탈도 석유화학 공정 특성상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설비가 많다. 한여름 기온이 상승하면 현장 근무자들은 한바탕 더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럴 때 사무직군 임직원이 현장을 방문해 함께 수박파티를 벌이는 게 연례 행사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삼성이 지난달 정부의 절전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며 ‘반소매, 노재킷’을 임직원에게 권장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잘 실천되지 않자 최고경영진이 직접 모범을 보인 것이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삼성 최고경영진이 반소매·노재킷 차림으로 출근한 것은 처음으로 안다”며 “사장들의 반소매 차림 출근은 다음달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임직원에게 반소매 티셔츠 착용을 권장했는데도 위에서 안 하니 잘 안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사장들이 반소매 차림으로 출근한다는 것을 사내방송 등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반소매, 노재킷, 노타이’ 등 복장 간소화를 강력히 권장하면서 서초동 사옥에는 임직원들이 예외없이 반팔 와이셔츠만 입고 다닌다. 삼성 관계자는 “여름철 넥타이를 풀고 재킷을 벗으면 체감온도가 2도가량 낮아진다”며 “재킷 대신 옷깃이 있는 셔츠나 반팔 티셔츠 등 간편한 복장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단 라운드 티나 반바지, 민소매, 샌들 등 노출이 심한 복장은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삼성이 복장 간소화를 강력히 권장하는 것은 대대적인 절전 운동으로 더위에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늘어난 탓이다. 삼성은 정부의 절전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사무실 온도를 28도로 유지하고, 조명 70%를 소등하는 등 총력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덥고 어둡다고 호소하는 직원이 늘어나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임직원에게 노트북이나 PC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USB형 소형 선풍기를 비롯해 부채와 차가운 소재의 쿨방석 등을 일괄 배포했다. 또 사내 식당에서는 냉면 등 여름철 음식 위주로 식단을 마련하고 있으며,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이벤트가 수시로 마련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도 더위 극복을 위한 활동이 활발하다. 용접 작업이 많은 삼성중공업의 거제 조선소 내 평균 체감온도는 35도에 육박하고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착용하면 땀이 온몸을 적신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현장 근로자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에어쿨링재킷을 지급했다. 방염복 안에 에어쿨링재킷을 입고 공기를 공급해주면 옷 속에 시원한 공기층이 형성돼 더위를 식혀줄 수 있다. 또 식염포도당과 냉동생수를 제공하기 위해 제빙기 140대와 정수기 420대를 생산현장 곳곳에 배치했다.
식당에서는 1주일에 세 차례 한방갈비탕, 전복닭다리백숙, 닭해물찜, 장어양념구이, 돈삼겹수육 등 여름 보양식을 제공해 체력보강을 돕는다. 매실차, 레몬티, 미숫가루, 냉유자차 등 음료로 갈증도 달래준다. 기온이 28.5도를 넘으면 30분, 32.5도를 넘으면 1시간씩 점심시간이 연장된다.
유리기판을 만드는 삼성코닝정밀소재는 혹서기인 이달부터 충남 아산공장의 생산직 직원들이 교대 근무(4조3교대)를 끝내고 기숙사에 들어오면 팥빙수를 나눠주고 있다. 더위와 싸워 가며 근무하는 현장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천안공장은 임직원 4500명 중 4000명이 근무하는 주력 공장인데, 모래를 녹여 액정표시장치(LCD)용 유리기판을 만드는 공정 특성상 여름철 임직원이 느끼는 더위는 더욱 심하다.
삼성토탈도 석유화학 공정 특성상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설비가 많다. 한여름 기온이 상승하면 현장 근무자들은 한바탕 더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럴 때 사무직군 임직원이 현장을 방문해 함께 수박파티를 벌이는 게 연례 행사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