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은 시중은행에서 전 전 대통령 일가 명의의 대여금고 7개를 확보, 압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측 재산과 비자금의 연관성을 추적하는 한편 일가의 숨겨진 예금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가 빌라를 매각해 확보한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현재 어떤 형태로 보유 중인지도 파악 중이다.

재용 씨가 거주하는 시가 30억 원대의 고급 빌라 한 채와 재용 씨가 최근 매각한 빌라 두 채도 압류했다.

검찰은 전날 은행 등 금융기관을 압수수색해 대여금고를 찾아내고 보관 물품을 분석 중이다. 전두환·이순자 부부가 직접 명의자로 된 금고는 없었지만, 명의자는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 등 7명으로 확인됐다.

금고들에서는 일가 명의로 거액이 예치된 예금통장 50여 개와 금·다이아몬드 등 귀금속 40여 점, 각종 입‧출금 및 송금 자료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여금고는 화폐와 유가증권, 귀금속, 문서 등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은행이 빌려주는 소형 금고로 책상 서랍과 유사하다.

검찰은 은행이 고객의 거래 실적과 신용도 직업 재산 상태 등을 평가해 대여금고를 배정하는 점을 감안,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대여금고를 보유한 배경을 파악할 방침이다. 통상적으로 예금과 거래 실적이 우수하며 신용도가 높으면 대여금고 개설이 가능하다.

검찰은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상대로 금고 개설 경위를 확인하고 있으며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예금 예치 실태와 거래 내역을 중점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재용 씨가 최근 매각한 고급 빌라 2채를 사들인 지인 N씨(여)도 23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재용 씨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이 통과된 당일 N씨 부부에게 빌라를 매각했다. 이 빌라들도 일단 압류됐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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