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주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치를 보며 시름하고 있다. 화장품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온 브랜드숍이 규제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화장품 브랜드숍의 불공정 행위 조사에 착수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참여연대가 브랜드숍의 일명 '밀어내기'(물품 떠넘기기) 문제를 신고한 후 관련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숍 1위 업체인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5일 이후 23일까지 약 2.54%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국콜마는 10.50% 추락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는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은 규제 우려를 피해간 모양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규제 리스크가 화장품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화장품 브랜드숍은 그간 가맹점주와의 갈등 논란을 겪었다. 이번 공정위 조사를 통해 출점 및 영업활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편의점, 제빵, 피자, 커피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확산됐던 각종 출점 규제, 영업활동 제한 등이 브랜드숍 산업에도 적용될 것"이라며 "화장품 브랜드숍 전반의 성장률과 수익성에 대한 기대치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2분기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 부진 이유로 밀어내기 자제가 꼽힌다.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밀어내기 논란이 음식료 업계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불공정 관행 이슈가 화장품 업계로 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엔 '갑을(甲乙)관계'의 불공정 행위 문제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로 옮겨가는 양상"이라며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는 두자릿수의 신장률을 지속하고 있지만 과도하게 난립한다는 지적을 받아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지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특히 브랜드숍 매출 비중이 높거나 밀어내기를 통해 매출을 올렸던 업체들의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이 화장품 주문자생산방식(OEM)·제조자개발생산방식(ODM) 업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연구원은 "브랜드숍은 전체 화장품 산업의 25% 차지, 성장을 견인했다"며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화장품 업체뿐 아니라 브랜드숍 확대의 수혜가 컸던 화장품 OEM·ODM 업체들의 장기 성장 잠재력도 한 단계 낮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