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장세 꺾였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잇달아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놓고 있어서다. 애플은 올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저가 아이폰 출시설’이 다시 불거졌다. 국내 시장에서 고가 스마트폰에만 주력하던 삼성전자도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고가 아이폰5 잘 안팔려

애플은 2분기에 매출 353억2300만달러, 순이익 6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0억2300만달러보다 3억달러 늘어난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 350억달러를 살짝 뛰어넘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88억달러)보다 21.5%나 줄었다.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3120만대였다. 시장 예측치 2650만대를 크게 웃돌았다.

아이폰이 시장의 예상보다 많이 팔렸음에도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신제품인 아이폰5보다 아이폰4·4S 등 구형 제품 판매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CIRP)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전체 아이폰 판매량 가운데 아이폰5가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불과하다.

◆고가 스마트폰 시대 저문다

애플의 2분기 실적에서 주목되는 것은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4분기 478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올 1분기 3740만대로 꺾여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의 아이폰5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4 등 고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자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저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시장분석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세계 3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부터 3억2000만~3억30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2억3790만대, 지난해 2억9220만대, 올해 3억2490만대 등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던 시장이 주춤할 것이란 얘기다. 2011년 말 평균 347달러에 달하던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평균 판매가격은 1분기 처음으로 3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중국 등 신흥시장은 아직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저렴한 스마트폰 잇달아 출시

고가 스마트폰이 예전처럼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은 1분기보다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2억원으로 전 분기(1328억원)의 반토막으로 줄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에선 중저가 스마트폰을 거의 내놓지 않았지만 올 3분기엔 갤럭시 메가, 갤럭시 폴더(가칭), 갤럭시S4 미니 등 중가 스마트폰을 잇달아 선보이기로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믿지도 않는다”고 말했지만 시장에선 “애플이 지난 6월 말부터 저가 아이폰 생산을 시작했다”는 루머와 시제품 사진까지 떠돌아 다니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