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OLED TV패널 양산 늦어질 듯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정체가 삼성의 투자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3라인 투자를 또다시 연기한 것은 ‘갤럭시S4의 판매 감소세’ 탓이란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그동안 갤럭시 시리즈 등 스마트폰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각종 부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왔다.

A3라인 공사는 2011년 부지 정비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하던 때다. 2012년 2월 회사 측은 9045억원의 투자를 결의하고 건물 공사에 착수했다. 공장 건설은 당초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작년 4월께 갑작스레 연말로 연기됐다.

연면적이 A2 공장의 두 배에 달하는 A3 공장에선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과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패널을 함께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형 패널 개발에 어려움을 겪자 삼성은 A3 공사를 중단했다. 대신 A2 공장에 중소형 패널을 만드는 짧은 라인 2개(4, 5라인)를 지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는 올초만 해도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갤럭시S3는 3월까지 5000만대가 팔려나갔다. 갤럭시S4도 4월26일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1200만대가 팔렸다. 그러나 갤럭시S4의 질주는 두 달 만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판매량이 7월 700만~800만대로 떨어졌다.

지난 5월부터 A3 투자 재개를 준비하던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3분기에 투자를 시작하려면 지금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A3 공장이 늦어지면 OLED TV 패널이 문제다. LG디스플레이는 2월 7000억원을 투입, 파주 M2라인 공사에 돌입했다. 올 연말께 완공되면 내년 상반기부터 OLED TV 패널을 월 15만6000장(수율 100% 가정)씩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시 투자를 보류했다. 현재 가진 생산능력은 파일럿라인의 월 3만6000장 규모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9월께 다시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김병근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