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1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마지막 주자 ‘케이비글로벌게임앤앱스스팩’이 25일 원격제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알서포트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2010년 3월 첫 시작을 끊은 스팩 1기의 활동이 마무리 국면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됐던 22개 스팩 중 12개는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이미 청산됐거나 청산 절차를 밟고 있어 스팩 1기는 ‘반쪽짜리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기대에 못 미친 투자 성적표


초라한 '스팩 1기' 투자성적표
스팩 1기의 투자 성적표는 초라하다. 이미 청산이 완료된 9개 스팩은 원금에 이자를 더해 투자자들에게 공모가 대비 최소 4.5%(세전 기준)에서 최대 8.8%의 분배금을 나눠줬다. 투자 기간이 약 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지 않은 수익률이다.

합병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도 신통치 않다. 현재 거래되는 6개 종목 중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하이비젼 코리아에프티 알톤스포츠 등 3개에 그치고 있다. 삼기오토모티브(-33.2%) 서진오토모티브(-50.3%) 등 일부 종목은 상장 초기에 비해 주가가 크게 내려앉았다.

○“2기 스팩 투자는 기대할 만”

금융투자업계는 스팩 1기가 막을 내림에 따라 2호 스팩 출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이 2호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1호와 달리 2호는 제대로 된 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합병이 성사된 스팩의 경우 성장성이 다소 부족한 기업을 인수한 경우도 많고, 가치산정에 대한 규제로 기준 주가가 높게 책정돼 사실상 상장 이후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남강욱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즈(ACPC) 부사장은 “2호 스팩들은 1호보다 규모를 크게 줄여 합병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팩 규모가 100억~200억원 정도로 줄면 기업공개(IPO) 대신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하려는 중소기업이 많을 것이란 설명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