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엔 콩국수, 갈증 날땐 맥주 대신 수박
한여름 땡볕 아래서 골프를 치면 얼굴과 온몸이 땀으로 젖게 된다. 심한 경우 18홀을 다 돌고 난 뒤 체중이 3~4㎏쯤 빠진다는 사람도 있다.

5시간가량 진행되는 골프를 한여름에 즐기기 위해선 가장 필요한 게 ‘체력’이다. 프로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장기간 레이스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을 평소에 축적해 놓는다. 그러나 주말 골퍼는 주간에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다 충분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필드에 나간다. 자기 체력의 바닥이 금방 보인다면 이를 극복해낼 수 있는 방법이 음식이다. 물론 평소에 알아서 보약을 먹으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스태미나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골프장에서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여름 골프는 특히 그렇다. 더위 때문에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고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우선 식사는 아무리 늦어도 티오프 20분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시간에 쫓겨 서둘러 먹거나 과식을 하면 리듬이 깨지고 소화도 어렵다.

라운드 도중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탈수 현상이다. 라운드 전 일단 물 한 잔을 마시고 시작하고, 18홀 내내 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마신다. 갈증이 나기 시작했다면 이미 늦었다. 게다가 허겁지겁 마시다가는 위험하다.

물도 잘 마셔야 한다. 예전에 미국에서는 ‘물 마시기 대회’ 참가자가 대회 도중 서둘러 마시다 사망한 사례도 있다.

그늘집에서는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만 먹는 것이 좋다. 양은 적게, 영양가는 높은 음식을 선택한다. 식사 대용이라면 짜장면보다 콩국수나 메밀국수가 제격이다. 프로선수들은 주로 물과 바나나를 선호한다. 또 간식거리로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수분 보충에 좋은 수박이 추천메뉴 1순위다.

그늘집에 알약 형태의 소금을 비치해두는 골프장이 늘었다. 소금을 따로 섭취할 필요까지는 없다. 18홀 플레이는 추가로 염분을 섭취하지 않아도 우리 몸이 견뎌낼 수 있는 정도의 운동량이기 때문이다. 제때 음식과 물을 챙겨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플레이 도중 맥주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이뇨작용 때문에 몸 안의 염분을 더 많이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스코어를 망치기도 쉽다.

아침 또는 점심 메뉴 역시 된장찌개와 청국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이나 회덮밥, 생선구이 등이 좋다. 오므라이스나 볶음밥, 덮밥류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배부르게 하는 반면 소화가 더디다. 라운드 후에는 중식류와 튀김류보다는 샐러드와 두부김치, 닭요리, 생선회 정도가 적당하다.

박병모 < 자생한방병원 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