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이 심해지자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판촉을 위해 ‘현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도금 이자를 지원하는 금융 지원 등 기존 혜택에다 취득세 지원비 등으로 현금을 주고 있는 도농역 센트레빌 조감도. 동부건설 제공
‘거래 절벽’이 심해지자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판촉을 위해 ‘현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도금 이자를 지원하는 금융 지원 등 기존 혜택에다 취득세 지원비 등으로 현금을 주고 있는 도농역 센트레빌 조감도. 동부건설 제공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에 빠져들자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현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나 잔금유예 등 기존의 금융혜택을 뛰어넘어 계약자에게 ‘보조’ 명목으로 아예 돈을 주겠다는 얘기다. 세대분리형(부분임대형) 아파트와 오피스텔도 매달 월세를 보장해주겠다며 현금을 내세우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렇게까지 나서게 된 데에는 취득세 인하가 지난 6월 말 종료된 데다 다시 감면혜택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9월까지는 거래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이른 추석 탓에 신규분양 물량이 8월 말부터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미분양 판촉에 비상이 걸렸다.

미분양 판촉 관계자는 “7월부터 거래가 뚝 끊기면서 이사비나 샐활비 명목으로 현금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현금지원을 감안하면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혜택이 크게 늘어나 지금과 같은 시기가 내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 적극적인 미분양 털기


미분양 털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장은 수도권이다. 하반기 신규 분양 물량이 수도권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수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일찌감치 물량을 털겠다는 계산이다.

롯데건설은 경기 용인시 중동에 입주 중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2770가구)’ 계약자들에게 이사비를 지원한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400만원을 지원하며 평형이 커질수록 금액이 늘어난다.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동부건설의 ‘도농역 센트레빌’(457가구)은 생활비를 준다. 계약자들에게 계약일 기준으로 올해 9월부터 내년 9월까지 분기별로 230만~80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한다.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이자 전액지원, 발코니 확장비 지원, 계약금 캐시백 등의 금융 지원서비스도 제공한다.

한양은 인천 청라국제도시 A38블록의 ‘청라 한양수자인’과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A4블록의 ‘파주 운정 한양수자인’의 계약해지분을 공급 중이다. 계약자들에게 대출이자, 이사비, 취득세 등을 현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세금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한양 측은 설명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오피스텔 “월세 보장”

최근 대세로 떠오른 ‘한지붕 두가족’의 세대분리형 아파트나 미분양 오피스텔 또한 현금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서울 현석동 일대에 공급 중인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이 대표적이다. 수익형 유니트 중 래미안 장학생이 거주하는 가구에 월 75만원의 임대료를 지원한다. 집주인은 세입자를 편하게 구할 수 있어 안정적인 임대료를 받을 수 있고 대학생 입장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지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 제기동에 들어설 ‘용두 롯데캐슬리치’에 월 임대료 90만원을 보장해줄 예정이다.

오피스텔도 임대수익을 직접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 대우건설은 경기 화성시 능동 일대에서 ‘동탄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의 잔여물량을 분양 중이다. 일부 물량에 한해 연 9%의 임대수익률 및 투자 원금의 이자(연 4%)를 최고 2년까지 선보장 해주는 ‘더블 수익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일반상업지역에서 공급 중인 ‘광교 에코 푸르지오 시티’는 1차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와 입주 후 1년6개월 동안 타입별로 최대 월 110만원의 임대수익을 보장해주는 ‘투자안심보증제’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금 마케팅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월세에 대한 현금지원이 계약서에 명기됐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건설사, 대행사 등 누가 현금지원을 하는지 지원주체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