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개발, 삼성·LG전자에 납품을 시작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란 금속 대신 전자제품과 기계류 부품으로 사용될 정도로 강도와 내식성이 뛰어난 플라스틱을 말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열과 물, 빛에 대한 안정성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퓨라탄’을 국내 전자업체들에 TV용 발광다이오드(LED) 반사판 재료로 판매하고 있다. 이 소재를 상업용으로 생산하는 곳은 미국 이스트먼에 이어 SK케미칼이 세계 두 번째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TV용 LED 반사판 소재로 일본 화학기업인 구라레이가 만든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새로 개발한 퓨라탄이 가격이 싸고 기능도 뛰어나 일본 제품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퓨라탄은 내열성(녹는점 섭씨 287도)과 물에 녹지 않고 견디는 성질이 우수하다. 이 소재 개발을 주도한 김태영 SK케미칼 수석 연구원은 “170도의 고온에 노출됐을 때 경쟁사 제품은 반사율이 15% 이상 떨어졌지만 퓨라탄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며 “0.5~1W급 고출력 LED 반사판을 만들때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퓨라탄은 환경친화적 제품이기도 하다. 생산 공정에서 휘발성 용매, 중금속, 환경호르몬, 이온성 오염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제품 기판의 회로를 연결할 때 사용하는 납을 대체할 수도 있다. 납은 대표적인 중금속이다.

현재 LED 반사체 세계 시장은 연간 4000억원 규모로, 매년 30% 이상 커지고 있다. LED 외에 전기자동차용 연결기기(커넥터), 부직포, 내열필름 등 관련 시장을 포함하면 연간 2조원에 이른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내년까지 세계 LED 반사체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자동차 부품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