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맨, 확장형 3단 레그레스트 장착…뒷자석 비행기 1등석 탄듯
에쿠스, 출력 '우위'…드라이빙 재미까지…정숙성은 유럽 명차도 넘어서

‘에쿠스 VS380 익스클루시브’에는 3778㏄짜리 6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배기량이 체어맨보다 약간 크지만 출력은 334마력으로 80마력 높다. 운전을 해보면 대형 세단을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t에 가까운 육중한 차가 여유 있게 뛰쳐 나갔다. 날랜 몸놀림은 긴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대형 세단에서 미처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었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 승차감도 완벽했다. 편안하면서도 요철을 지날 때 출렁임을 잘 제어했다. 정숙성은 유럽 명차들과 비교해 봐도 우수했다. 디자인도 한층 성숙해졌다. 이전 모델에는 크롬 도금이 지나쳐 ‘블링블링’한 느낌이 과했지만 이번에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치면서 이 부분을 얌전하게 다듬었다.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해졌다.

시승차는 ‘체어맨W CW700 4트로닉 보우(BOW) 에디션’이었다. 이름이 길지만 나름 모두 의미가 있다. 3598㏄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한 최고출력 250마력짜리 4륜구동 차다. 보우 에디션은 스코틀랜드 보우사의 최고급 가죽시트를 적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쿠스와 체어맨 모두 내부 인테리어, 편의사양 면에서는 최고급 세단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화려하다. 가격도 각각 8950만원(에쿠스), 8350만원(체어맨)으로 비슷하다.
에쿠스, 체어맨 중 어떤 차를 선택해야할까.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다. 최고급 세단 특유의 장점을 모두 누리면서 가뿐한 드라이빙 감각도 욕심낸다면 에쿠스를, 벤츠 특유의 중후한 승차감과 내구성, 4륜구동의 안정성을 선호한다면 체어맨이 나을 것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