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글로벌 4위 같은 5위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총 368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시장점유율 8.8%를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5위를 유지했지만 하반기 판매상황에 따라 점유율 9%, 글로벌 판매순위 4위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9일 미국 시장 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와 각 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4205만대를 기준으로 현대·기아차는 368만대를 팔아 8.8%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과 같지만 작년 상반기(8.6%)보다는 0.2%포인트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의 총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2.7% 증가하며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보인 데 비해 현대·기아차의 판매 증가율(5.7%)은 이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8.5%에 머물렀지만 2분기에는 9%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시장 점유율이 8.9%에서 8.2%로 낮아졌지만, 유럽 시장은 5.9%에서 6.2%로 높아졌다. 특히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09년 7.8%에서 2010년 8.1%, 2011년 8.6% 등 매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인다면 점유율 9%대와 글로벌 판매순위 4위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상반기에는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국내 공장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었다”며 “하반기에 국내 공장이 정상가동을 유지하고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판매호조가 이어진다면 점유율 9%와 글로벌 판매순위 4위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판매순위 4위인 르노닛산그룹은 올 상반기 판매량이 375만대로 작년 상반기(395만대)보다 20만대가량 줄며 현대·기아차와의 격차가 7만대로 좁혀졌다. 글로벌 ‘빅3’ 업체들 사이에서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도요타가 491만대를 판매,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소폭(6만대) 감소해 2위인 미국 GM(제너럴 모터스)과의 격차가 6만대에 불과하다. GM은 미국과 중국 시장 판매호조에 힘입어 판매량이 작년 동기에 비해 18만대(3.9%) 늘었다. 작년 상반기 455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은 유럽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미국 시장 판매량을 늘리며 올 상반기 470만대를 팔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