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9일 오후 1시6분

지역단위 농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회사의 회사채 투자 전략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고수익 채권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안전’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취약 업종 투자로 손실을 본 탓에 자산운용의 초점이 ‘안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A’ 우량채 투자에 200억원 참여

[마켓인사이트] 서민금융도 우량 회사채만 찾는다
LG전자(신용등급 AA)가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주 실시한 수요예측에 참가한 청약자 명단에는 이례적으로 ‘증권사 상품계정’이 200억원 포함돼 있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회사가 증권사에 위탁해 놓은 돈이 청약에 참가한 것”이라며 “주로 서민금융회사와 개인 자산을 운용하는 증권사 상품계정이 신용등급 ‘AA’인 우량 회사채에 관심을 보인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사 관계자는 “수요예측 전부터 서민금융회사들의 투자 문의가 꽤 많았다”고 전했다.

조합원에게 높은 금리를 돌려주기 위해 주로 고수익 채권에 돈을 굴리던 서민금융회사들의 기존 투자 행태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 회사채 순매수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서민금융회사(기타법인)가 가장 많이 사들인 회사채는 현대산업개발(신용등급 A+), 두산인프라코어(A), 동부메탈(BBB+) 순으로 건설 등 취약 업종이 대부분이었다.

서민금융회사들이 고수익을 노려 신용 위험이 큰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가 적잖은 피해를 봤기 때문이란 풀이다. 웅진홀딩스와 STX팬오션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이다. 투자자 중 서민금융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던 두 회사는 각각 지난해 9월과 올 6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예금보다 높은 금리에 ‘만족’

우량 회사채의 경우 은행 예금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게 회사채 관계자들의 평가다. 31일 만기를 2, 5, 7년 등 세 종류로 나눠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LG전자의 경우 7년물 금리는 연 3.85% 수준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 평균금리인 연 2.6%보다 높다.

LG전자 수요 예측에 참여한 증권사 상품계정은 7년물에만 몰려 이 같은 절대금리 확보 욕구를 반영했다. LG전자도 이에 맞춰 7년물 발행 규모를 5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늘렸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