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맞수CEO 승자는? 삼성카드 '확장론' vs 현대카드 '선택과 집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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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 사장
취임 후 점유율 1%P 상승…올들어 누적 이용액 18%↑
정태영 사장
우량 고객 집중적 관리…수익성 높이기에 '올인'
취임 후 점유율 1%P 상승…올들어 누적 이용액 18%↑
정태영 사장
우량 고객 집중적 관리…수익성 높이기에 '올인'
‘확장이냐, 선택과 집중이냐’.
카드업계의 스타 경영자이자 ‘맞수’인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엇갈린’ 마케팅 대결이 화제다. 삼성카드는 히트 상품 몰이와 법인영업 확장을 통해 시장점유율 올리기에 주력 중이다. 반면 현대카드는 기존 상품을 대폭 줄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 위주로 서비스를 몰아주는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 신규 발급 및 부가서비스 제한 등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두 대표 카드사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 사장은 2010년 말 취임 후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2011년 말 12.6%이던 점유율은 6월 말 현재 13.8%로 1.2%포인트 높아졌다.
최 사장은 회사명이 아닌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짰다. 디자인을 단순화한 대신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 서비스를 1~7까지 숫자와 함께 카드에 새겨 넣었다. 이른바 ‘숫자카드’다. 2011년 말 발급된 이후 1년6개월 만에 200만장을 돌파했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엔 경쟁사의 카드상품을 연상시킨다는 이유 등으로 내부 반대에 부딪혔지만 최 사장이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결국 성공했다”며 “포화된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법인영업 강화도 점유율 제고에 한몫했다.
현대카드는 삼성과 정반대 길을 설정했다. 2003년 업계 처음으로 내놓은 ‘알파벳 카드’를 최근 10년 만에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M·M2·M3·T3 등 주력 상품 4종을 제외한 22종의 알파벳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새 상품인 X·X2 2종과 할인 전문카드 ZERO를 합해 총 7가지 종류로 단순화할 방침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시장에 수백 가지의 비슷한 카드가 남발돼 있어 더 이상 차별화 전략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카드는 대신 전월 실적이 50만원을 넘는 고객을 대상으로 포인트 적립비율을 최대 2배까지 높여주거나 이용금액에 따라 0.5~1%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우량고객 위주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돈 잘 쓰는 고객을 중점 관리해 최대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돈은 안 쓰면서 혜택만 누리는 이른바 ‘체리피커’ 고객을 줄이고 경쟁사의 우량고객까지 일부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상반된 전략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두 회사의 경쟁과정과 겹쳐 관전재미를 더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였던 삼성카드는 2003년 카드사태를 거치며 중위권으로 처졌고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이 틈을 이용해 공격 경영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삼성은 스타 경영자인 최치훈 사장을 투입해 권토중래를 노렸다. 최 사장은 2년 만에 기대에 부응하며 회사를 선두권으로 복귀시켰다.
따라서 이번 경쟁은 전열을 가다듬은 두 회사가 벌이는 진검승부 성격을 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된 전략의 성과에 따라 두 회사의 운명은 물론 스타 경영자들의 향후 위상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카드업계의 스타 경영자이자 ‘맞수’인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엇갈린’ 마케팅 대결이 화제다. 삼성카드는 히트 상품 몰이와 법인영업 확장을 통해 시장점유율 올리기에 주력 중이다. 반면 현대카드는 기존 상품을 대폭 줄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 위주로 서비스를 몰아주는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 신규 발급 및 부가서비스 제한 등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두 대표 카드사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 사장은 2010년 말 취임 후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2011년 말 12.6%이던 점유율은 6월 말 현재 13.8%로 1.2%포인트 높아졌다.
최 사장은 회사명이 아닌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짰다. 디자인을 단순화한 대신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 서비스를 1~7까지 숫자와 함께 카드에 새겨 넣었다. 이른바 ‘숫자카드’다. 2011년 말 발급된 이후 1년6개월 만에 200만장을 돌파했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엔 경쟁사의 카드상품을 연상시킨다는 이유 등으로 내부 반대에 부딪혔지만 최 사장이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결국 성공했다”며 “포화된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법인영업 강화도 점유율 제고에 한몫했다.
현대카드는 삼성과 정반대 길을 설정했다. 2003년 업계 처음으로 내놓은 ‘알파벳 카드’를 최근 10년 만에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M·M2·M3·T3 등 주력 상품 4종을 제외한 22종의 알파벳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새 상품인 X·X2 2종과 할인 전문카드 ZERO를 합해 총 7가지 종류로 단순화할 방침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시장에 수백 가지의 비슷한 카드가 남발돼 있어 더 이상 차별화 전략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카드는 대신 전월 실적이 50만원을 넘는 고객을 대상으로 포인트 적립비율을 최대 2배까지 높여주거나 이용금액에 따라 0.5~1%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우량고객 위주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돈 잘 쓰는 고객을 중점 관리해 최대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돈은 안 쓰면서 혜택만 누리는 이른바 ‘체리피커’ 고객을 줄이고 경쟁사의 우량고객까지 일부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상반된 전략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두 회사의 경쟁과정과 겹쳐 관전재미를 더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였던 삼성카드는 2003년 카드사태를 거치며 중위권으로 처졌고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이 틈을 이용해 공격 경영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삼성은 스타 경영자인 최치훈 사장을 투입해 권토중래를 노렸다. 최 사장은 2년 만에 기대에 부응하며 회사를 선두권으로 복귀시켰다.
따라서 이번 경쟁은 전열을 가다듬은 두 회사가 벌이는 진검승부 성격을 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된 전략의 성과에 따라 두 회사의 운명은 물론 스타 경영자들의 향후 위상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